의정부시는 초·중·고 농구정규팀 하나 없는 ‘사막’이다. 이런 척박한 현실을 극복하려던 젊은 농구지도자의 꿈이 사라졌다.
지난 2006년 9월 ‘농구의 불모지’ 의정부에 첫발을 내딛은 박성배농구교실은 5년 동안 수많은 대회에 의정부 대표로 출전했다. 2009년 국일정공배 3위를, 2010년에는 전국 유소년 농구대회 저학년부 3위와 삼성선더스배 3on3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강산아를 비롯, 많은 유망주들도 배출했다.
이렇게 생활체육 발전에 기여해온 이 농구교실을 이제 의정부에서는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그동안 체육관을 빌려주던 한 학교가 ‘영리를 추구한다’는 이유로 대관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농구교실 박성배 대표는 “의정부에 농구팀이 없어서 유망주들이 서울로 나갈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나도 가슴 아팠다”며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체육관 사용을 불허하여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박성배 대표는 “학교 주장을 따르자면 무료로 농구교실을 운영해야 하는데, 돈을 받지 않고 어떻게 체육관 사용료, 차량 유지비, 강사 급여 등을 감당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다른 지역 사례를 보면, 유명 은퇴선수들의 농구교실이 여기저기 뿌리 내려 생활체육 발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물론 무료로 운영하는 곳은 드물다. 대부분 월 4~8만원 정도의 수강료를 받는다. 의정부 홍보대사인 한기범씨가 운영하는 고양시 행신농구교실도 수강료를 받고 있다.
현재 박성배 대표는 서울의 농구 명문여고 코치를 겸임하고 있다. 농구 명문고와 명문 프로팀을 거쳐 ‘농구의 사막’과 같은 경기북부 농구발전을 위해 의정부에 정착한 박 대표는 주중에는 서울에서, 주말에는 양주에서 ‘미래의 농구스타’를 육성하고 있다.
하지만 의정부 사회의 냉담한 반응에 힘이 빠졌다. “지금도 의정부 학부모님들이 문의를 하고 있지만 양주교실만 있다보니 멀어서 못보내신다”며 “부모님들은 프로선수 출신이 운영하는 스포츠교실이 없어진 안타까운 상황이 빨리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
내년부터는 주5일제 수업이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그럼, 의정부에는 주5일제 수업에 따른 농구프로그램이 있을까? 스포츠교실마저 갈 곳 없어 양주에서 농구를 배우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할까? 농구 불모지였던 미국 토론토를 농구에 열광하게 만든 최고의 덩커 ‘빈스 카터’ 같은 농구 영재들을 언제쯤 의정부와 경기북부에서 볼 수 있을까?
박 대표는 “지역사회가 농구발전에 조그마한 관심을 보여주신다면 의정부 유소년 농구팀을 만들어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농구 명문으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