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동화5차아파트 지하 발전시설. 장맛비로 빗물이 차자 임시방편 스티로폼으로 덮개를 만들었다.

②각 동별 출입문 마다 붙어 있는 안내문.

③돼지축사와 접해 있는 도로는 동화5차아파트 내부 도로다.
양주시 백석읍 동화5차아파트 주민들이 악취와 하자문제로 고통에 시달리며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양주시와 동화건설에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다. 동화5차 아파트는 지난해 11월 입주를 시작해 439분양세대 중 현재 92%가 입주한 상태다.
아파트 앞에 돼지축사
입주자 모집때 안알려
동화5차아파트 바로 앞에 놓인 돼지축사로 인해 주민들이 악취와 소음, 해충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1990년 허가받은 아파트 앞 돼지축사에는 현재 900여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주민들의 악취고통이 더욱 심한 이유는 축사가 모두 아파트쪽으로 개방돼 있기 때문이다. 동화5차아파트는 축사와 가깝기 때문에 해충과 소음문제까지 겹쳐 더욱 심각하다. 밤이면 돼지 울음소리에 따른 스트레스로 정신이상까지 올 것 같다는 게 주민들의 말이다.
더군다나 동화건설은 입주자 모집공고 당시 아파트 인근에 축사가 있다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다.
주민들은 “동화건설이 고지 의무를 지키지 않았고, 그나마 아파트 인근에 축사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입주 전에 항의했던 주민들에게는 구두로 ‘입주전까지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그러나 해결은 고사하고 이를 위해 노력했다는 증빙자료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준공허가를 내준 양주시에 대한 불만도 이와 비슷하다.
조현민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축사를 당장 내보내란 뜻은 아니다”며 “대신 공생차원에서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보여주고, 당장은 아니더라도 이전대책과 계획을 주민들에게 제시해 줘야 하는 게 시와 시행사의 의무 아니냐”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어 “양주시에 주민서명서와 함께 민원을 제기하고 동화건설에 악취해결을 계속 요구해도 변화는 물론, 악취시설 점검결과나 원인, 탈취제 살포 횟수와 날짜 등에 대한 설명과 자료가 없다”며 “노력한 흔적이라도 보여줘야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동화건설과 양주시 관계자는 “보상이전 협의를 계속 벌이고 있지만 보상가 등의 문제로 쉽지 않다”며 “현재 탈취제, 톱밥 등을 지원하고 있고, 지도점검은 기회가 될 때마다 실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복사판 집 열쇠 판쳐
하자보수 곳곳 ‘아찔’
‘술에 취한 A씨가 밤늦게 현관 열쇠로 문을 열고 집에 들어가서 잠을 잔다. 얼마 후 낯선 사람이 들어와 A씨가 도둑이라며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앞 동 같은 호수에 사는 A씨가 집을 혼동하고 B씨 집에 잘못 들어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A씨 집 열쇠로 B씨 집 현관을 열 수 있다.’
각 세대마다 달라야 할 현관 열쇠가 같다는 사실이 밝혀진 계기다. 물론 A씨와 B씨는 동화건설에 항의해 열쇠를 바꿨지만 이들 외에도 다른 세대끼리 동일한 열쇠로 시공된 가구가 계속 발견되고 있어 주민들은 밤잠을 설치고 있다.
이에 대해 동화건설 관계자는 “어느 곳이든 동일한 열쇠가 한개 정도는 나올 수 있다”며 “점검 차원에서 각 세대별로 확인하고 있고, 동일한 열쇠가 발견되면 열쇠를 교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동화건설이 주민들에게 조사방법이나 날짜 등을 통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인근 주민과 열쇠 가게에도 이미 소문이 퍼진 상태에서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열쇠 점검을 나왔다고 해서 더욱 불안했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미 불안감과 불신은 종잡을 수 없는 상태로 주민 합동점검과 함께 전 세대를 대상으로 열쇠를 전면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일한 현관 열쇠 외에도 이번 장맛비로 인해 부실시공에 대한 위험성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아파트 전체 지하 발전시설로 들어가는 출입계단에 비를 차단할 지붕이 없어 장맛비가 흘러들어갔다. 아찔한 순간이었다. 동화건설측은 주민들에게 아무런 계획을 알리지 않고 스티로폼과 비닐로 임시지붕을 만들어 2차례에 걸친 장맛비를 막아냈다.
이외에도 아파트 지하실 창문을 지상에 가깝게 설치해 빗물이 차는가 하면, 건물 외벽에 금이가 빗물이 샌다는 세대가 늘고 있다.
주민들은 “동화건설을 더욱 불신하는 것은 하자가 발생해서가 아니라 하자가 발생한 뒤 취하는 동화건설의 태도”라며 “주민들에게 하자원인과 보수계획에 대한 설명이 없다”고 분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