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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은 행복을 부르는 문
문예샘터 칼럼/박태원(호원초등학교 교장)
  2011-11-08 09:21:12 입력

요즘 학생들은 욕(suck)하는 것이 일상생활이 되었다고 한다. 75초마다 욕을 하는데 아무 죄의식도 없고 장난삼아 한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작년에 수학여행 때 학급에서 얌전하기로 소문난 여학생이 친구에게 욕하는 것을 듣고 담임교사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고 한다. 그 여학생이 자다가 친구의 실수로 발을 밟혀서 깼는데 “니미럴, 왜 발을 밟고 지랄이야? ×발….” 발을 밟은 여학생은 “×라 미안”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담임교사는 최근 반 여학생에게 “제일 많이 쓰는 욕이 뭐냐”고 묻자 “창녀, 엄창, 니애미창녀”라고 말했다고 한다. 문제아, 모범생 가릴 것 없이 청소년들의 욕설이 도를 넘어 국어파괴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욕을 더 많이 한다고 한다. 어릴 적 가정교육을 충분히 받기도 전에 인터넷과 TV 등 매체에 노출된 것이 욕을 많이 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추석 전 재래시장에 갔다가 두 여자가 언성을 높여 싸우는 것을 봤다. 난전에서 야채를 파는 사십줄의 여자와 시장을 보러 나온 비슷한 연령대의 여자가 뭔가로 시비가 붙어 해결이 나지 않는 모양이었다. 한순간, 손에 들었던 야채봉지를 땅바닥에 팽개치며 물건을 사려던 여자가 앙칼지게 소리쳤다. “평생 길바닥에 앉아서 야채나 팔아 처먹어! 이 무식해빠진 여편네야!”

싸움의 내막은 알 수 없었으나 그녀가 내뱉은 말은 주변을 싸늘하게 얼어붙게 만들었다. 말이 허공에 아로새겨져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듯이 섬뜩한 느낌을 주었다. 말이 단지 뱉고 버리는 것이 아니고, 경우에 따라서는 몇 백년, 몇 천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데 왜 그렇게 끔찍스러운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숱한 말을 입에 올리고 산다. 그 말은 발설 순간 사라지는 듯 하지만 실상은 스스로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처럼 사람의 가슴에 꽂힌다. 한마디 말이 남의 가슴에 못으로 박혀 평생 상처가 되기도 하고, 한마디 말에 상처를 받아 평생 마음의 장애를 지니고 살기도 한다. 악담, 악평, 악플 따위가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가는걸 우리는 숱하게 지켜보았다.

반대로 좋은 말 한마디는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은 단지 비유나 상징이 아니다. 좋은 말에는 깊은 감화력이 있어 상대방의 심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좋은 말은 음악처럼 향기롭게 멀리 퍼져나가고 오래 지속된다.

내 입에서 나가는 말은 인생의 씨앗이 된다. 입은 행복을 부르는 문이 되기도 하고 재앙을 부르는 문이 되기도 한다. 칭찬 한마디에 인생이 좌우되고 운명이 좌우된다.

남을 향하는 비판이 고스란히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말의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러니 말을 살아있는 생명체로 생각하고 그것을 잉태하고 출산하는 일에 신중을 기해야 하겠다. 말이 말을 낳고 말이 말을 부르는 세상, 말이 사람을 살리고 말이 사람을 죽이는 무서운 기능을 지니고 있음을 망각해서는 안 되겠다.

예부터 말이 많은 사람에게는 다섯 가지 허물이 있다고 한다. 그 사람 말을 믿지 않게 되고, 그 사람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게 되고, 남들로부터 미움을 사게 되고, 거짓말을 많이 하게 되고, 말을 퍼뜨려 남을 싸우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항상 말을 아끼고 말을 할 때에는 좋은 말과 나쁜 말의 씨앗을 가려 파종해야겠다.

좀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욕 안하는 학교’ 운동을 펼쳐 학교, 가정, 사회가 다함께 아이들의 잘못된 언어를 바로잡기 위한 캠페인에 나서야 하겠다. 특히 교사와 학부모는 아이들이 욕을 사용할 때마다 따끔하게 꾸짖어 바른말을 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하겠다. 내 입에서 나온 말의 씨앗이 모두 나의 결실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알고 좋은 말의 결실로 풍요롭고 아름다운 인생을 가꾸어가길 바란다.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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