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2025.08.19 (화)
 
Home > 기획/연재 > 이한규의 사랑칼럼
 
사람이 아름답게 될 때
  2007-03-30 10:32:24 입력

한 엄마에게 초등학교 3학년과 1학년 두 아이가 있었습니다. 남편은 얼마 전 교통사고로 죽었는데, 죽은 남편이 가해자로 몰려 그들은 맨몸으로 길거리로 쫓겨났습니다. 간신히 헛간을 빌려 가마니를 깔고 변변찮은 이불과 옷 몇 개로 셋이 함께 살았습니다. 엄마는 아침 6시에 집을 떠나 빌딩 청소를 하고, 낮에는 학교 급식을 돕고, 밤에는 식당에서 접시를 닦으며 살았고, 집안일은 초등학교 3학년 맏이가 맡았습니다.

어느 날, 엄마는 냄비에 콩을 잔뜩 안쳐 놓고 집을 나서며 메모를 썼습니다. “영호야. 냄비에 콩을 안쳐 놓았으니 이것을 조려 저녁 반찬으로 해라. 콩이 물러지면 간장을 넣어 간을 맞추면 된다. 엄마가.”
그날 하루 종일 시달려 지친 엄마는 오늘은 꼭 죽겠다는 생각으로 수면제를 사들고 돌아왔습니다. 그때 두 아이가 가마니 위에 이불을 덮고 나란히 잠들었는데 맏이의 머리맡에 “엄마에게!”라고 쓰인 편지가 있었습니다. 그 편지를 보고 엄마는 수면제를 버리고 맏이가 만든 콩자반을 눈물범벅이 된 채 먹었습니다. 이런 편지였습니다.

“엄마! 오늘 엄마 말대로 콩이 물러졌을 때 간장을 부었는데 동생이 짜서 못 먹겠다고 투정해서 한 대 때렸더니 울다 잠들었어요. 열심히 콩을 삶았는데... 엄마! 용서해주세요. 내일은 나가기 전에 저를 꼭 깨워 콩 삶는 법을 가르쳐주세요. 엄마! 피곤하지요? 꼭 건강하세요. 사랑해요. 엄마 고생하는 것 저희도 다 알아요. 먼저 잘게요.”

‘주는 것’ 중에 가장 소중한 것은 ‘알아주는 것’입니다. 누군가 내 마음을 알아주면 세상은 그런대로 살만합니다. 그러나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알아달라는 삶보다 알아주는 삶이 귀하기 때문입니다. 알아달라고 하면 관계가 멀어지지만 알아주려고 하면 관계가 깊어집니다. 알아달라고 하면 섭섭함을 느끼지만 알아주려고 하면 넉넉함을 느낍니다. 행복은 ‘알아달라는 삶’에 없고 ‘알아주는 삶’에 있습니다.

서로 인정해주고, 격려해주고, 이해해주고, 알아주십시오. 필요한 사람을 위해 물질도 나눠주십시오. 돈을 쌓아놓고 나누지 않음은 일종의 도적질입니다. 나눔을 위해 호주머니를 잘 비우는 능력이 진짜 능력입니다. 부와 명예와 성공의 진짜 매력은 나눌 때 드러납니다. “어떻게 얻을까?”보다 “어떻게 살까?”를 먼저 생각하고, 정상에 섰을 때 어느새 골짜기로 눈을 돌릴 줄 아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입니다.

산에 가면 가끔 한적한 곳에 혼자 피어 있는 아름다운 꽃을 봅니다. 그 꽃은 보는 사람이 없고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도 아름답게 향기를 날리며 피어있습니다. 미모 경쟁도 하지 않고 향기 경쟁도 하지 않고 그냥 혼자 아름답게 삽니다.

삶의 목표는 ‘남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아름답게 사는 것’입니다. 사람이 가장 아름답게 될 때는 알아달라는 마음을 최소화하고 알아주려는 마음을 최대화시킬 때입니다.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경기북부시민신문 님의 다른기사 보기
TOP
 
나도 한마디 (욕설, 비방 글은 경고 없이 바로 삭제됩니다.) 전체보기 |0
이름 제목 조회 추천 작성일

한마디쓰기 이름 패스워드  
평 가









제 목
내 용
0 / 300byte
(한글150자)
 
 
 
 
 
 
감동양주골 쌀 CF
 
민복진 미술관 개관
 
2024 양주시 도시브랜드 홍보영상
 임태희 교육감, “예상하지 못한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5세 완
 직장새마을운동 양주시협의회,
 양주도시공사, 제22회 에너지의
 경기도의회 임상오 위원장, “미
 신천지자원봉사단 의정부지부,
 김동연, 을지연습 첫날 실전과
 동두천시, 2025년 학생자치축제
 동두천시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동두천시 독립유공자추모회, 제8
 송산2동 자율방재단, 극한 호우
 양주 새마을문고, 별자리캠프 및
 책과 시민을 잇다…의정부가재울
 양주 새마을문고, 광복절 맞아
 의정부시, 예술과 일상이 어우러
 양주시 인사발령
 양주시립회암사지 박물관, 2025
 양주시, ‘2030 양주 공업지역기
 경기도교육복지종합센터, ‘2025
 성큼 다가온 처서, 배달특급과
 “아이들아, 말 타러 가자!” 경
 ‘경기인디뮤직페스티벌 2025’
 경기도, “경기기후플랫폼에서
 의정부시 강현석 부시장, 집중호
 의정부시, 제80주년 광복절 경축
 양주시, 시민 650여 명과 함께
 ‘2025 양주국가유산 야행’ 9월
 의정부시의회, 제80주년 광복절
 동두천 민주당, 대선 현수막 비
 김동연, “‘안중근 유묵’ 완전
 
‘횡령·뇌물’ 홍문종 전 의원 사면 복권
 
양주도시공사, 지방공기업 최초 7년 연속 최우수등급 획득
 
삼영모방에서 시작되는 K-Culture 르네상스
 
권영기 의원 “외부전문가 중심 ‘행사 성과 평가위’ 구성하자”
 
백석농협, 4년째 무료 한방의료봉사 실시
 
회천농협, 쌀 소비 촉진 위한 ‘농산물 꾸러미’ 전달
 
가치 있는 삶
 
3.3% 프리랜서 계약하면 퇴직금 못받나요?
 
호르몬이 해답입니다
 
산업 현장에서 여성 노동안전지킴이의 강점
 
한전MCS㈜, 동두천 노인복지관 배식봉사
 
 
 
 
 
 
 
 
 
 
 
 
 
 
섬유종합지원센터
 
 
 
신문등록번호 : 경기.,아51959 | 등록연월일 : 2018년 9월13일
주소 : (11676) 경기도 의정부시 신촌로17번길 29-23(가능동) 문의전화 : 031-871-2581
팩스 : 031-838-2580 | 발행·편집인 : 유종규│청소년보호책임자 : 송수연 | 관리자메일 : hotnews24@paran.com
Copyright(C) 경기북부시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