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몇 마지기, 밭 몇 마지기”처럼, ‘마지기’는 농촌에서 농토의 크기를 말하는 단위로 쓰이고 있다. 그런데 “몇 섬지기”라는 말이 있어서, ‘마지기’는 ‘마’와 ‘지기’로 분석될 수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기’는 “농사를 짓는다”는 말의 ‘지기’일까? 그렇지는 않다. ‘지기’가 아니고 ‘짓기’가 될 것이다.
‘지기’는 옛말로 ‘디기’였다. 곧 ‘떨어진다’는 뜻의 ‘디다’의 명사형이다. 그러니까 ‘마지기’는 ‘말+디기’가 되어 ‘말디기’가 되고 ㄷ 앞에서 ㄹ이 떨어져서 ‘마디기’가 되고 다시 구개음화가 되어 ‘마지기’가 된 것이다. 즉 “한 말이 떨어질 수 있는 땅”, “한 말을 수확할 수 있는 땅”을 ‘마지기’라고 한 것이다. 이 ‘마지기’는 원래 한자로 ‘두락’(斗落)이었는데, 이것이 이두(吏讀)로 사용되어 오다가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 것이다. 그렇다면 ‘섬지기’는 “한 섬을 수확할 수 있는 땅”을 말하는 셈이다. 출처 : 우리말 배움터(www.urimal.cs.pusa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