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뫼공방’ 목공교실 풍경
뚝딱뚝딱 쓱싹쓱싹 재잘재잘 하하호호~
“못질까지 마무리한 친구들은 아직 끝내지 못한 친구들을 도와주세요. 목공은 서로 돕는 협동과 나눔이 중요해요.”
의정부시 용현동 솔뫼초등학교(교장 라충희) 3층 ‘솔뫼공방’에서 샘솟는 왁자지껄한 즐거움 속에 이재희 전문목공강사가 강조하는 말이 크게 들렸다.
5월30일 1~2교시는 솔뫼초교가 4학년 4반 아이들과 함께 목공수업을 하는 날이었다. 이날 30여명의 학생들은 과제로 주어진 파일박스를 만드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고사리 손으로 삼나무에 물감을 색칠하랴, 목공풀로 틀을 잡으랴, 공구(크램프)로 목공풀을 칠한 파일박스를 고정하랴, 못질하랴 분주한 가운데서도 연신 친구들과 종알종알 하하호호 신이 났다.
이재희 목공강사로부터 사전에 목공수업을 받은 4학년 4반 이다혜 담임선생님과 학부모 도우미로 참여한 김경호 학생 어머니, 고민지 학생 어머니가 부산하게 아이들 책상을 돌아다니며 파일박스 만들기를 거들었다.
이창희 어린이와 김혜인 어린이는 “너무 재미있어요. 나중에 혼자서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라며 입을 모았다.
이다혜 담임선생님은 “아이들이 평상시 접하지 못한 체험을 하니까 너무 너무 좋아하고, 직접 손으로 만드는 것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솔뫼초교는 지난 4월 의정부 경의초등학교와 함께 의정부교육지원청으로부터 혁신교육 벨트화 학교로 지정돼 ‘공교육 혁신모델 창출’을 위해 뛰고 있다.
자율경영과 창의적인 학교별 특성화 교육을 통해 학생과 학부모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신뢰받는 공교육을 통한 지역공동체 구축 등을 목표로 하는 혁신교육 사업은 올해 처음 의정부시와 교육청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았다.
솔뫼초교는 5월 들어 목공교실, 리코더 달인 프로젝트, 가족문화체험, 자존감 향상 프로그램을 시작했으며, 준비가 끝나는대로 테마역사체험, 독서교육, 영화제작·인형극·타악·합창부 등 동아리, 문화예술 초청공연, 대학생 멘토링제, 방학중 베이스캠프, 학부모 및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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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활성화된 목공교실의 경우 인근 학교에서 폐기된 실습실 책상을 이용하여 빈 교실에 ‘솔뫼공방’을 꾸민 뒤, 교사와 학부모들이 목공수업을 먼저 접하게 하여 학생들 도우미로 참여하도록 했다. 전학년에 걸쳐 4교시씩 운영되는 목공교실은 나무알기와 DIY(Do it yourself)의 기본을 가르쳐 환경교육과 연계하는데, 평생교육 개념의 학부모 목공교실도 따로 열린다.
목공교실은 경기북부 반쪽이공방(851-8758)의 도움을 받아 일부 재료를 재단하여 학교에 공급하고, 공방에서 경험을 쌓은 전문목공강사들이 출강하는 시스템으로 진행된다.
이날 목공수업에 참여한 김경호 학생 어머니는 “아이들이 손으로 무엇인가를 만들어보는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지식을 전달받는 것보다 이렇게 직접 참여하다보니 무척 즐거워하네요”라고 소감을 말했다.
고민지 학생 어머니는 “아이들 목공수업이 있다고 해서 참여해봤어요. 아이들이 좋아하니까 저도 좋으네요”라며 웃었다.
이재희 목공강사는 “목공은 창의적 감성을 높이는 오감놀이죠. 협동성과 집중력, 자아정체성과 학습동기를 키워주기도 하고요”라며 아이들 사이를 어머니처럼 누비고 다녔다.
“바른 인성·창의적 사고 겸비하자”
인터뷰-솔뫼초교 라충희 교장
지난해 9월1일 부임한 라충희 솔뫼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은 조용한 성품이지만 혁신교육 벨트화 사업에 대해서는 상당한 관심과 열정을 보였다.
라충희 교장은 “우리학교가 있는 이 지역은 시내에서 떨어져 있다보니 낙후되고 소외되어 왔다. 또 한부모, 기초생활수급자 등 어려운 가정의 학생들 비중이 다른 학교보다 높다”며 “그러다보니 기초학력이 높지 못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혁신교육 사업을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혁신교육 사업의 목표는?
=획일적 학교교육으로는 할 수 없는 창의적 교육과정으로 공교육을 재구성하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교육만족도를 제고하고, 지역 사회기관과 연계된 지역화 교육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 또 문화예술교육 강화를 통한 감성기르기, 기초·기본학력 신장 여건 조성으로 배움이 즐거운 학교 만들기, 다양한 주말·방학 프로그램 운영을 통한 돌봄교육 실현, 교원 전문성 향상 및 수업 기술 개선을 위한 지원 등이 있다. 최종 목표는 혁신학교 지정이다.
-혁신교육 사업에 대한 기대효과는?
=초기단계라 효과를 단언할 수는 없다. 내년 2월까지는 운영해봐야 한다. 그러나 학부모님들의 의식이 변화되고 있음을 느낀다. 그동안 우리학교는 학부모님들의 관심은 높았지만 연수나 공개수업 등 직접 참여하는 비율은 떨어졌다. 혁신교육 사업으로 학부모님들이 참여하는 동기가 부여되는 것 같다. 학생들도 기초·기본학력을 신장할 수 있는 기회이고, 교사들의 자발적 의지도 모아지고 있다.
-학생, 학부모, 교사 등 학교 구성원들에게 당부의 말씀.
=바른 인성과 창의적 사고를 겸비한 어린이를 육성하겠다. 체험학습은 창의적 사고로 연결된다. 모든 학생들이 골고루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 교원 업무경감을 위한 교무업무 보조인력을 채용하여 교사들의 자발적 참여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학부모님들도 학교운영에 적극 참여하시면 좋겠다. 학생, 교사, 학부모는 물론 지역사회의 구심점이 되는 협력모델을 만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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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더 달인 프로젝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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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존감 향상 프로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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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 문화체험 프로그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