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가 극우단체의 색깔론 강연회에 공무원과 그 가족들은 물론 주민들까지 사실상 강제 동원시켜 빈축을 사고 있다. 양주시가 이처럼 과거회귀적인 억지춘향 전시행정을 일삼아 물의를 일으킨 것은 한 두번이 아니어서, 양주시의 건강한 발전을 기대하는 시민들은 크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지금이라도 양주시는 전시행정을 중단하고 미래지향적인 행정으로 전환해야 한다.
양주시는 한국자유총연맹 양주시지회가 지난 5월25일 오후 3시 유양동 양주별산대놀이 공연장에서 개최한 이른바 ‘명사 초청 시민 안보강연회’에 공무원과 주민 등 1천500여명을 불러모았다. 이날 강연회는 말이 ‘명사 초청’이지 내용은 ‘좌파척결’을 주제로 한 색깔론 강연회여서 아무 것도 모르고 참석한 공무원들과 주민들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초청된 강사는 “노무현 대통령은 미군을 침략자로 생각해 용산기지를 이전시켰고, 부인 권양숙 여사 아버지는 빨갱이”라는 등의 발언으로 색깔론에 불을 지피며 “좌파 전교조 친북 반미주의가 대한민국을 무너뜨린 세력으로, 이들을 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주시는 이같은 내용의 강연회에 조직적으로 개입해 장소제공과 함께 업무 중이던 공무원 200여명을 동원했으며, 심지어는 가족들까지 참석을 독려했다. 특히 모내기 등 생업에 바쁜 주민들을 대상으로 삼아 각 읍면동별로 200여명씩 차출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양주시는 지난 3월20일 양주별산대놀이 공연장에서 녹화방송한 KBS 전국노래자랑 등 각종 행사에 걸핏하면 공무원과 가족들을 동원하는 구태를 일삼아왔다. 일종의 자리채우기라고도 할 수 있는 전시행정인데, 이 때문에 공무원들은 휴일에도 쉴 틈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그러나 동원령을 내린 핵심 실무자들은 “시민들에게 행사를 홍보하기에 앞서 공무원들이 먼저 알고는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행사를 소개한 것”이라는 주장만 되풀이한다.
한 술 더떠 이번에 양주시는 선량한 주민들까지 버스를 대절해 사실상 강제 동원하는 유신시대 같은 행정을 저질렀다. 이같은 역주행에 일부 공무원들은 “공무원 신분을 숨기고 싶을 정도로 부끄럽다”고 푸념한다.
현삼식 시장 취임 이후 ‘공무원의 생각이 바뀌어야 양주시가 변화한다’는 시정방침을 정한 양주시가 일부 공무원들의 과거회귀적 사고로 인해 역주행하는 것은 큰 잘못이다. 현삼식 시장은 이같은 역주행 공무원들을 엄단하고 건전한 미래를 향해 다시 분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