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도자기, 염색. 우리 주변에 널려있지만 직접 체험하기란 쉽지 않은 장르다. 일반인도 접하기 쉽지 않은데 장애인 등 소외된 이들이 접하기란 더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런 현장을 찾아다니며 체험의 기회를 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동두천 이담체험예술단.

음악과 미술 등을 전공한 예술인들이 모여 동두천 관내 보육원, 노인대학, 장애인 시설 등에서 문화체험을 전달하고 있다.

지난 25일 동두천시 상패동 장애인 주·단기 보호센터 ‘해맑은 터’에서도 한참 찾아가는 예술체험이 펼쳐지고 있었다. 교실과 앞마당에는 아이들이 만든 머그잔과 염색된 가방이 즐비했고 각 단원과 참석자들이 바쁘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한국미술협회 부회장이자 동두천 예총 사무국장인 손종길(60) 단장은 시작한 지 3년이 넘었다고 한다.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좋아합니다. 시설들도 환영해 주고요.”

주 커리큘럼은 도자기 물래체험과 천연염색, 클래식 음악공연 외에도 여러 가지다.

“장애인이나 일반 사람이나 똑같아요. 도자기 물레나 염색 등 체험학습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 의심하는 이들도 있지만 장애인들 모두 못하는 게 없습니다.”

하지만 자기 생활도 바쁘고 힘든 예술인들이 봉사활동까지 하기란 쉽지 않다.

“경제적인 문제가 제일 크지요. 동두천시가 지원하고 자체적으로 회원들 개인 회비를 걷어 한번에 100~150만원씩 준비합니다.”

그래도 한번 찾아간 보육원 등을 다시 찾아갈 때 기억해 주는 것이 고맙다고. 같이 만들었던 도자기 잔을 다시 만날 때까지 사용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기쁘고 보람 있다고 손 단장은 덧붙인다. 자주 못 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미술심리치료도 병행하고 싶지만 아직 벅차요.”

물레체험을 하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흙을 만지며 손으로 대화하는 법을 익힌다. 색색의 염색작업이나 클래식 음악이 심리에 끼치는 효과도 두말하면 잔소리다.

“앞으로 전용 공간을 만들고 미술심리치료를 전문화하여 치료효과가 가능하게 하는 게 꿈입니다. 또 풍물도 즐길 수 있게 하고 싶어요.”

도예가 정영희(41)씨. “힘들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으로 문화체험을 하기 힘든 장애인 등에게 기회를 주는 데서 보람을 느껴요. 봉사를 마치고 난 다음의 충만감은 말할 나위 없지요. 다만 후원이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이날 ‘해맑은 터’에서 장애인들의 웃음소리 속에 펼쳐진 예술인들의 체험과정은 그 자체가 하나의 빛을 발하는 예술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