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의 수부도시임을 과시하는 의정부시가 겉모습과는 다르게 속이 상당히 썩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정부시의회가 올 4월부터 공유재산관리실태 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 의정부시가 제출한 4천239필지 907만 9천321㎡의 시유지를 현장확인 분석한 결과, 상당부분 엉터리로 관리되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시유지를 개인이 무단점유 또는 불법사용하고 있거나, 지목이 현실과 맞지 않게 공부정리되어 있고, 개인땅을 시유지로 편입시켜 재산권을 침해하는가 하면, 수년동안 부시장관사 등에 대한 임대료를 징수하지 않고 있다. 특히 구 신곡1동사무소는 비가 오면 물이 새는 등 노후건물 관리도 엉망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 특위는 징수 등 조치사항 2건, 매각검토 64건, 지목변경 571건, 이용실태 개선사항 2건, 재산관리 재정비 61건, 개선요구사항 8건 등을 정리해 의정부시에 넘겼다. 특위는 또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서 ▲총괄부서와 관리부서간 협조 미흡 ▲공유재산 관리프로그램 미비 ▲관리부서 인력부족 등을 지적했다.
그러나 의정부시는 이같은 지적에 대해 별반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다. 관계자는 별 신경 안쓰인다는 태도로 “사람도 없고, 관리프로그램은 행자부에서 내려올 것이고, 우리는 제대로 일하고 있다”는 식이다. 이런 분위기야 말로 의정부시의 미래 도약을 저해하는 걸림돌이다. 시민을 대표한다는 시의회의 지적을 ‘아무 것도 아닌 투정’쯤으로 받아들이고, 별 문제의식을 보이지 않는 것은 ‘의회의 무능’ 탓인지, 아니면 ‘막나가는 공직 분위기’ 탓인지 꼼꼼히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시의회가 지난 2002년에도 공유재산관리실태를 조사한 바 있기에 더욱 그렇다.
의정부시는 마치 선거에 올인하겠다고 작심했는지, 최근 라디오 방송과 신문 등 언론을 통해 포장마차 정비, 직동공원 개장 등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그것도 모자라 회룡문화제 때는 라디오 공개방송을 진행했다. 여기에 들어간 혈세는 상당하다. 최근 일부 공무원들은 기강이 무너져 시민들의 머리 위에 서서 주인노릇 하려는 행태도 눈에 띈다. 도대체 시민을 위한 시청인지, 자기들 월급 받으려 다니는 시청인지 구분이 안간다. 의정부시는 이번 기회에 환골탈태하여 내실을 먼저 다지는 공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것만이 40만 시민을 위한 예의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