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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시 창업주와 일등공신의 처신
  2011-01-08 09:54:05 입력

“통치자는 백성을 위해 존재하며, 통치자가 민심을 잃었을 때에는 교체할 수 있다. 통치자는 언제나 백성을 위한 민본정치를 실시하려고 노력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훌륭한 재상을 선택해 재상에게 정치의 실권을 부여함으로써 위로는 임금을 받들어 올바르게 인도하고, 아래로는 백관을 통괄하고 만인을 다스리는 중책을 담당하게 해야 한다.” 조선 개국 일등공신 정도전은 ‘삼봉집’에서 이렇게 썼다. 훌륭한 재상을 선택하는 것이 창업한 나라를 부강하게 지키는 길이다. 초야에 묻힌 인재라도 찾아내 써야 하는 게 진정한 통치자의 운명이다.

지난 6.2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현삼식 후보가 3선에 도전하는 무소속 임충빈 후보를 누르고 양주시장에 당선됐다. 현삼식 시장을 당선시켜 창업한 일등공신 중 한명이 임재근 양주시장 민정비서다. 그는 과거 임충빈 후보를 도왔으나, 수성보다는 창업이 옳다고 생각했는지 어느 사이 창업세력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어느 시대, 어느 정치를 보나 일등공신은 말 그대로 일등공신이어서 자의건 타의건 권력의 중심에 남는다. 창업주와 공신 사이 인지상정이랄 수 있겠다.

임재근 민정비서도 마찬가지다. 현삼식 시장은 지난해 8월2일 양주시에서 유례가 없던 시장실 민원비서관 보직을 만들고, 이 자리에 임씨를 앉혔다. 애초 일반인을 대상으로 고충민원처리 시간제계약직(9급 상당)을 채용하려다가 ‘전임계약직 또는 별정직공무원으로 채용하겠다’며 공고를 변경하고도 오히려 직급이 더 높아진 시간제계약직(6급 상당)으로 임씨를 무법 채용했다. 이 때문에 보은인사, 매관매직이라는 비판이 일었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직함을 다시 민정비서로 슬그머니 바꿨다.

임씨는 8월2일 낙하산 채용되기 이전인 7월19일 양주선관위로부터 선거운동원들에게 현금을 불법 제공한 혐의(선거법 및 정치자금법)로 고발되는 등 도덕적 타격을 입은 바 있다. 그런 그를 현삼식 시장은 무법적으로 채용한데 이어, 11월22일 구속돼 직위해제된 그가 12월22일 보석으로 풀려나자 아무 일 없다는 듯 업무에 복귀시켰다. 모든 사건은 무죄추정이 원칙이지만, 임씨의 경우 스스로 “선거운동원들에게 2천524만원을 불법 제공했다”고 범법행위를 인정하고 있는데 그런 그를 다시 시장실에 복귀시킨 것도 창업주와 일등공신 사이의 인지상정일까?

임씨가 누구 돈으로 선거 때 펑펑 불법을 저질렀는지, 그리고 누구 돈으로 그 비싼 변호사들을 사들였는지는 알 바 아니다. 진실은 하늘이 알고 있다. 아무리 도덕이 땅에 떨어지고 범죄의식이 사라진 사회이지만, 그래도 과거에는 임금이 손가락질을 받지 않으려고 일등공신을 내친 적이 많다. 공신 스스로 초야에 묻히는 일도 꽤나 있었다. 창업주가 자신을 위해 불법을 저지른 일등공신을 옆에 끼고 사무실에서 매일 입 맞추는 이 해괴한 일은 양주시에서만 가능할 일일 게다. 

2011-01-19 16:05:46 수정 유종규 편집국장(freedomy@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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