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다. 명색이 우리지역 의원이 국회에서 주먹질을 한다는 사실이. 다른 이유도 아니고 새해 예산안과 법안 날치기를 위해 힘을 썼으니. 더욱이 서민예산은 싹둑 자르고 형님·실세·마누라 예산 올리려 몸을 던졌으니. 날치기 법안 내용도 제대로 몰랐을테니. 입법기관은커녕 거수기 노릇만 하고 있으니 정말, 슬프다.
안쓰럽다. 교육학과를 나와 선생님이 되고 싶기도 했을텐데. 주먹질 거수기 노릇하러 국회의원이 되지는 않았을텐데. 같은 주먹질을 해도 이름 한끝 차이인 김성회만 대통령의 격려 전화를 받았으니. 함께 공중파를 타고도 누구는 ‘영웅’으로 떠오르고, 누구는 ‘졸병’으로 대접받으니 이 얼마나 안쓰러운 현실인가.
부끄럽다. 고작 이런 대접 받으려고 민주당에서 한나라당으로 날아갔을까?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어서일까? 지난해 7월 언론법 날치기에 뛰어들어 몸에 배인 구정물 냄새가 더욱 짙어지고 있으니. 날치기를 반성하며 ‘자성과 결의’를 발표한 ‘한나라당 국회 바로세우기를 다짐하는 국회의원 일동’에도 동참하지 않았으니. 과거 행적은 사라지지 않을테니 평생, 부끄러울게다.
한심하다. ‘주군’이 이 모양이면 밑의 ‘수족’들이라도 정신 차려야 할텐데. 국회의원실 한 비서관은 동두천 주공 주민들의 민원에 대해 ‘도의원보다 국회의원이 힘이 센데, 도의원에게 먼저 말한 부탁을 보고할 수 없다’는 식으로 서민들을 울리고 있으니. 한 비서는 양주 시민단체 대표를 음해하기 위해 유령 카페를 만들었다가 모욕죄로 벌금형을 받았으니. 그 밥에 그 나물, 주먹질 의원에 한심한 보좌진들이라니.
다시, 슬프다.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도로 가 들여다 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이하 생략, 윤동주의 ‘자화상’)” 그 사나이처럼 김성수 의원이 끝없이 성찰한다면 지금처럼 우리지역 ‘정치망신사’는 생겨나지 않았을테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