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를 통해 갈 수 있는 ‘육지 속의 섬’인 동두천시 걸산마을에 새로운 진입로가 만들어져 60여년에 걸친 출입 불편이 해소될 전망이다.
11월23일 동두천시는 걸산마을과 광암동 쇠목을 잇는 3㎞ 도로를 산림청으로부터 6억원을 지원받아 내년 3월에 착공하여 7월에 완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걸산마을은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주둔하면서 집과 땅을 버리고 떠나야 했던 주민들이 캠프 케이시 뒤에 다시 자리를 잡으면서 외부와 단절된 채 형성된 마을이다.
광암동을 우회하여 마을에 들어갈 수 있는 도로가 있지만 차량으로도 2시간이 걸리는 산길이라 그동안 걸산마을 주민 120여명은 미군이 발급한 출입증(패스)을 받아 미2사단 영내를 거쳐 출입하는 불편을 감수하면서 살았다. 이 때문에 주민 수가 급격히 줄었고 마을내 유일한 초등학교였던 걸산분교는 지난 1999년 폐쇄됐다.
거주민 외에 마을을 드나들려는 사람들은 방문 한달 전에 미군측에 출입증을 신청하거나 마을주민과 함께 미2사단 영내를 통과해야만 걸산마을에 들어갈 수 있어 그동안 ‘육지 속의 섬’으로 불렸다.
시 관계자는 “도로가 개설되면 걸산마을 주민들의 불편이 대체로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에 시공할 길은 배수로가 포함된 폭 4m의 토사도로로 주민들의 이동뿐 아니라 산림욕과 산악자전거, 걷기대회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 도로”라고 말했다.
걸산마을에 거주하는 이태형(46·남)씨는 “그동안 미군부대를 통해 시간통제를 받으면서 생활해왔는데 새로운 도로가 생긴다는 생각에 너무 기쁘고, 앞으로 더욱 살기좋은 전원마을이 될 것 같다”고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