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의학전문의 |
우리의 정맥은 체내 곳곳의 혈액을 심장으로 운반하는 일종의 관이다. 이러한 정맥은 일방통행로여서 정상적으로는 손이나 발과 같은 말단부에서 중앙의 심장까지 역류하지 않고 한 방향으로만 혈액을 운반하게 된다.
이렇게 일방통행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중 중요한 것이 바로 정맥내에 존재하는 밸브라는 기관이다. 이 밸브는 일종의 역류방지시스템으로 신체 중앙으로 운반되는 혈액이 반대로 역류하지 못하게끔 한다.
하지정맥류의 발생은 몇가지 원인이 있기는 하나 대표적인 원인이 바로 이러한 정맥내 밸브가 고장이 나 혈액이 역류되는 것이다. 우리 몸의 기관들은 한계점 이상으로 과도하게 무리가 가게 되면 고장이 나게 마련이다. 정맥도 마찬가지여서 정맥에 한계점 이상의 많은 혈액이 지나가게 되면 밸브가 그 하중을 못 이겨 고장이 나게 된다.
장시간 서서 일하는 직업을 가진 분들에게서 하지정맥류가 잘 발생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장시간 서 있게 되면 중력에 의해 발이나 종아리에 많은 혈액이 고여 있게 되는데 그 많은 혈액이 다량으로 밸브를 지나가게 되고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결국은 밸브가 고장나게 되는 것이다.
하지정맥류 환자는 일단 보기에 좋지 않은 미관상의 문제로 인해 괴롭다. 단순히 파란 핏줄이 거미줄 모양으로 보이는 경우부터 굵은 밧줄처럼 혈관이 심하게 튀어나온 경우까지 그 정도도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질병이 심해짐에 따라 미관상 문제보다는 다리에 물통을 달고 다니는 것처럼 항상 묵직한 느낌과 자주 쥐가 나는 증상 때문에 더욱 괴로움을 겪는다. 심한 경우는 밤에 잠을 이루기가 힘든 경우도 있다.
하지정맥류 예방을 위해서는 하지에 오랫동안 혈액이 고이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장시간 가만히 서있는 자세를 피하여야 한다. 하지만 직업상 등의 이유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혈액순환을 위해서 발목을 움직이거나 다리를 위아래로 움직이는 운동을 주기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장시간 앉아 있는 자세도 좋지 않다. 윗쪽으로 올라가는 정맥이 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으로 허리나 엉덩이 등이 너무 조이는 복장도 피하는 것이 좋다. 수영이나 산책 등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하지정맥류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압박스타킹을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초기 하지정맥류의 경우 약물요법이나 정맥내에 경화제 주사를 놓아서 치료하는 혈관경화요법을 시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경우는 재발을 잘 하는 단점이 있다.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수술이다. 수술은 어느 정도 질병이 진행된 경우에 시행하게 된다. 과거에는 비교적 큰 흉터를 남기는 수술을 시행하였지만 최근에는 의술의 발달로 혈관내 레이져치료술을 시행하여 과거보다 적은 흉터를 남기고도 더욱 효과적인 치료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정맥류는 대부분 치료가 시급한 질병은 아니다. 하지만 하지정맥류를 계속 방치할 경우 피부궤양, 하지부종, 혈전 형성 등 제법 까다로운 합병증을 유발하여 치료가 어려워 질수도 있다. 따라서 병을 너무 오래 방치하지 말고 정맥류 증상이 있다면 가까운 정맥류 전문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