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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 이지스함도 무용지물?
국방부 천안함 보고서, 사고 원인과 주체 빠진 허점 투성이
  2010-09-27 15:56:22 입력

▲ 고승우/미디어오늘 전문위원
국방부는 천안함 피격 원인이 북한 소형잠수함(정)이 쏜 어뢰에 의한 수중폭발이라는 점을 재확인하는 결론을 내렸다. 이런 결론이 지닌 함축적 의미는 ▲천안함 사고 발생 당시 주변에 포진해 있던 이지스함 등 한미 해군의 첨단 장비들이 북한 함정을 탐지하지 못했다는 점  ▲북한이 최첨단 어뢰를 세계 최초로 사용했다는 점 등 두 가지다.

국방부 사고 발표 내용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세계 무기시장의 지각변동을 초래할 만큼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올만한 폭발적인 것이다.

국제 무기전문가들이 천안함 사고 원인에 대한 한국 정부의 발표 내용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면 즉각 대응조치를 취했을 것이다. 특히 이지스함은 이번 사고에서 북한 소형잠수함(정) 포착 등과 같은 주요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되어 있다. 최첨단 스파이 함정이 심각한 타격을 입은 꼴이다.

한국 정부의 천안함 발표에 따라 평가절하된 이지스함은 현재 전 세계에서 약 1백대가 가동 중이고 한국 해군도 1척을 보유하고 있다. 이지스함을 생산하는 미국 로커드 마틴사는 한국 정부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이지스함 무기 체계의 생산을 중단하거나 보완하는 움직임에 착수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국방부는 북한의 천안함 공격은 세계 최초의 버블제트 어뢰 공격이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세계 무기체계의 역사가 바뀔만한 충격적인 내용이다. 미국과 러시아 등 쟁쟁한 군사강국이 한 번도 성공치 못한 기술력을 북한이 실전에 활용했다는 이야기는 군사강국들이 어뢰시스템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직면한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아직 군사강대국들이 그런 소동을 벌이고 있다는 징후도 없다.

국방부가 13일 발표한 천안함 사건의 최종 보고서는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 사고 유발 주체라는 두 가지 요인을 검증할 때 문제가 심각하다. 천안함 사고 원인 조사 결과가 국제법이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이 두 가지 사항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제시되어야 하는데 이번 발표 내용은 그에 턱없이 미흡하다.

천안함 사고는 평상시가 아닌 한미 군사합동 훈련기간 동안 발생했다는 점을 주목할 때 사고 유발 주체에 대한 추적과 분석은 필수적이다. 국방부는 북한 소형잠수함(정)이 ㄷ자로 항해해서 작전을 수행하고 감쪽같이 기지로 귀환했다는 추정을 내놓았다. 이런 추정은 사고 해역 부근에 포진해 있던 한미 해군이 당시에 존재치 않는다는 비현실적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국방부는 이날 북한의 잠수함(정) 침투경로에 대해 공해상을 우회해 침투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북방한계선(NLL)을 직선으로 관통할 경우 거센 조류의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외해로 우회하는 경로를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즉 북한 함정이 한미 연합군의 군사훈련 기간인데도 제집 안방 드나들듯 사고 해역을 헤집고 다녔다는 추정이다.

그러나 사고 직후 한국군은 대잠수함 작전용 헬기를 현장에 급파하고 부근 구축함에서 서해 NLL 부근에 실탄 사격을 한 것으로 발표됐다. 그렇다면 당시 사고 해역 주변에 있던 한미 군함 등도 북한군의 침투와 공격 가능성에 즉각 대응한 조치를 취했을 것은 상식에 속한다. 이는 군인이 아니라 해도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기초적인 군사지식이지만 이에 대해 국방부는 침묵하고 있다.

사고 당시 천안함과 훈련을 한 함정 가운데는 미국 이지스함 두 척도 포함된다. 연합뉴스 3월26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이지스함은 사고 당시 서울에서 약 90km 떨어진 평택항 부근에 있었다. 이는 사고 당시 천안함이 이지스함의 레이다 추적 거리인 190km 안에 있었다는 이야기다. 만약 북한 잠수함(정)이 천안함을 격침시켰다면 작전 이후 소속 부대로 귀환할 때까지 이지스함의 추적을 피했다는 것은 그 가능성이 매우 낮다.

국방부 조사 결과는 주로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에 치중했다. 사고를 유발한 물리적 원인이 어뢰라는 것인데 이를 입증하는데 필요한 결정적인 주요 부분이 과학적이지 못하다는 치명적인 결함을 드러냈다. 그리고 사고 유발 주체가 북한이라는 발표도 단순한 추정만을 제시했을 뿐 아무런 구체적 자료가 없다. 결국 이번 조사 결과 발표는 일방적인 주장의 수준을 뛰어넘지 못하며, 천안함 사고가 국제적 미스터리라는 사실을 더욱 강화시켰을 뿐이다.

국방부 조사 결과에 대해 대부분의 언론은 사고 원인에 대한 논란을 주로 다뤘을 뿐 사고 유발 주체에 대해서는 자세히 분석치 않았다. 이는 국방부 조사가 제시한 큰 틀 안에서의 소극적 평가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즉 국방부가 제시한 사고 원인의 프레임에 갇혀 버린 것이다.

국방부는 보고서를 한글과 영문판, 그리고 만화로 만들어 발표하면서 이를 광범위하게 배포할 계획도 밝혔다. 특히 만화로 만들어진 홍보책자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을 ‘순억지’, ‘웃기는 소리’로 몰아붙이면서 매도하는 내용이어서 문제가 심각하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2/3는 천안함 사고에 대한 정부의 발표를 신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현실을 고려할 때 국방부의 태도는 전혀 ‘공정’하지 않다.

미디어오늘(www.mediatoday.co.kr)과 기사제휴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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