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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1
  2010-08-24 09:17:35 입력

▲ 외과 전문의
전문적으로 통계를 내본 것은 아니지만 대략 사람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동물 중 으뜸은 다름 아닌 뱀이 아닐까 한다. 한편, 그 뱀에게 가장 무서워하는 존재가 무엇인지 물어본다면 뱀은 단연코 인간이라고 대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또 해본다.

간혹 뱀이 사람을 물기는 하지만 설마 자기보다 비교도 안되게 덩치가 커다란 인간을 잡아먹으려고 물지는 않았으리라. 뱀도 오죽 두려웠으면 인간을 물었을까. 이런 생각을 해보니 무섭고 징그럽게만 여겨지던 뱀에게 조금씩 정이 가기도 하고, 사악함의 상징으로 치부되곤 하는 뱀이 측은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뱀은 선과 악의 이분법적 사고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 인간들로 하여금 일종의 딜레마에 빠지게 한다. 징그럽다 못해 소름까지 돋게 하는 자태로 슬금슬금 기어와 선량하기 그지없는 둥지 속의 어린 새를 통째로 집어 삼키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경악을 금치 못하게도 한다.

하지만 그 내막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뱀은 다만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하여 다른 동물의 생명을 취하는 것일 뿐임을, 한없이 선량하게만 보이는 어린 새 조차도 어미가 물어다 준 다른 생명을 취하며 성장해 간다는 사실을, 따지고 보면 모든 인간을 포함한 세상 그 어떤 생물도 다른 생명체의 희생을 삼키지 않고서는 온전히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될 때 선과 악의 경계는 과연 어디까지인가, 이 세상 무엇이 선하고 무엇이 악한 것인가, 무엇이 추하고 무엇이 아름다운 것인가 하는 새삼스런 고민에 빠지게 된다. 어쩌면 선과 악, 옳고 그름은 행위자 그 자체보다는 그것을 보는 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음을 암시하고 있는 듯하다. 

필자의 진료 경험에 비추어 보면 뱀에 물리는 사고는 여름 휴가철과 가을 추석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지금 우리가 지나고 있는 이 시기가 뱀과 사람의 다툼이 가장 많은 때라고 여겨진다. 우리나라에는 약 십수 종의 뱀이 존재하며 이 중 서너 종이 독사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독이 없는 일반뱀에 물린 경우는 일반적인 외상에 준한 치료만으로 대부분은 별 문제 없이 치료된다. 하지만 독사에 물린 경우는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뱀에 물려서 오래 고생했다는 사람들을 잘 살펴보면 대부분 독사에게 물린 경우다.

독사의 독 성분은 크게 신경을 마비시키는 신경독(neurotoxin)과 체내 세포를 손상시키는 용혈독(hematoxin)으로 분류된다. 이름 그대로 신경독은 체내 신경을 교란시켜 사람의 신경을 마비시키는 독이고, 용혈독은 체내 혈관 및 세포 등을 녹이거나 괴사시키는 독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신경독은 용혈독보다 더욱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람의 몸에 침투된 즉시 신경을 마비시키고 이에 따라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즉각적으로 발생시켜서 사람을 즉사시킬 수도 있다. 다행히 국내 독사의 대부분은 신경독이 없다.(단, 칠점사 등의 경우는 신경독이 있어서 사람을 즉사시키는 경우도 있다.)

반면 용혈독의 경우는 신경독처럼 즉각적인 증상을 나타내지는 않지만 독이 파급됨에 따라 물린 부위의 조직을 괴사시켜 장기적으로 오랜 기간 치료를 받아야 겨우 나을 수 있는 합병증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특히 손가락, 발가락과 같이 비교적 혈액순환이 적은 부위는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더욱 높으며 드물기는 하나 최악의 경우 그 부위를 잃을 수도 있다. 또한 용혈독으로 인해 드물게 몸속 장기에서 출혈이 발생되어 생명이 위독한 지경에 처할 수도 있다.

하지만 뱀에 물렸다고 무조건 두려워만 할 필요는 없다. 우리 주위 많은 수의 뱀은 독이 없는 뱀이고, 설사 독사에게 물렸다고 하여도-일반뱀에 물린 경우에 비하여 치료 기간이 길어질 수는 있겠지만-제대로 처치를 받는다면 치명적인 손상을 입지 않을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뱀에 물렸을 경우 우선 뱀이 독사인지 아닌지를 구별하고, 적절한 응급처치를 하며, 필요시 신속하게 의료기관에 가는 것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현명하게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는 않다. 다음 회에는 이러한 사항에 대해 좀 더 알아보도록 하자.

2010-12-31 09:14:36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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