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정치활동 공무원 조직적 개입
농협조합원 간담회 명분 의정보고에 장소협조·인원동원
현삼식 시장 취임 이후 양주시가 ‘김성수 정치조직’으로 급속 변질되고 있다. 한나라당 김성수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에 장소협조는 물론 인원동원까지 조직적으로 발벗고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인 김성수 의원은 지난 8월5일 산하기관인 농협중앙회 양주시지부를 통해 양주 관내 7개 단위농협에 ‘조합원과의 간담회’를 실시하겠다며 장소 및 100여명의 인원동원을 요청했다. 명분은 ‘2010년 국정감사를 앞두고, 현장의 소리를 국정에 반영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일방적인 결정통보’라며 조합장들이 반발하자, 다시 양주시에 협조요청을 했다. 이에 양주시 농업기술센터는 8월12일 각 읍면동과 농협시지부, 농촌지도자연합회, 농업경영인연합회, 생활개선회, 품목별농업인연구회 등에 일정과 협조사항을 공문으로 통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농업기술센터는 이 공문에서 ‘김성수 국회의원의 의정활동과 관련하여…각 읍면동장은 이·통장이 전원 참석할 수 있도록 협조하고, 농협시지부와 관련부서에서는 간담회 개최에 적극 협조하고, 농촌지도자회·농업경영인회·생활개선회·품목별연구회 회장은 단체별로 회원 10명 이상 참석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각 읍면동장 및 농업관련단체들은 조직적으로 이·통장과 회원들에게 전화를 걸고 휴대폰 문자메시지 등을 보내 참석을 독려했다. 양주시금고를 맡고 있는 농협시지부도 다시 각 농협에 장소제공 등의 조치를 강제했다.
그것도 모자라 각 읍면동장과 정동환 농업기술센터 소장 등 일부 공무원들은 8월16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 김성수 의원의 ‘농협조합원과의 간담회’에 업무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참석했다.
1시간30분가량 진행된 조합원과의 간담회는 김성수 의원 인사말과 본인을 홍보하는 ‘선거용 동영상’으로 무려 40여분 가까이 채워졌다. 김 의원은 인사말과 곁들여 농정과는 상관없는 본인의 치적과 공약에 가까운 ‘7대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인간 김성수’와 대정부질문, 국정활동 등의 내용이 포함된 20여분 분량의 동영상을 통해 노골적인 ‘띄우기 홍보’에 나섰다.
이에 대해 정동환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국회의원으로부터 농업인 애로사항을 청취하여 국정에 반영하겠다는 취지의 협조공문을 받아 협조한 것”이라며 “동영상 홍보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김성수 국회의원측은 “국정감사 준비를 위해 큰 틀에서 농업인들을 만난 것으로, 행사의 일부분인 의원님 동영상이 크게 문제가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선 공무원들은 “사실상의 국회의원 의정보고에 공문을 보내 장소협조와 인원동원 등을 지시한 일은 공무원의 정치중립 의무규정을 위반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양주선관위 관계자는 “의정보고에 공무원이 개입되는 것은 원칙적으로 안되는 일로, 종합적인 판단을 위해 중앙선관위와 경기도선관위에 보고·질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