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저물어가는 노을 속으로 사물놀이의 흥겨운 가락이 울려 퍼진다. 징, 꽹과리, 장구의 장단에 맞춰 땀이 흐른다. 의정부시 녹양동 종합운동장 근처 공터. 의정부고등학교 사물놀이 동아리 ‘신명’의 연습이 신명난다.
“10월27일 교사 풍물패와 같이 의정부예술의전당 안팎에서 공연하기로 했어요. 올해가 2회째에요.”
방금 연습을 마친 부장 2학년 노태훈(18)군과 학생들. 그러나 재미있게도 공연 제목을 기억하는 친구는 하나도 없다.
“너도 모르냐?”
“네가 모르는데 내가 어떻게 알아?”
청소년들답게 장난스럽지만 악기를 잡을 때에는 진심이 담겨 있다. “하루 2시간씩 일주일 2번, 월·수·금 ‘야자시간’에 모여 연습해요. 선생님이 따로 나와서 가르쳐 주시고요. 모두들 모이기 좋아하지만 공부 때문에 자주 모이지는 못해요.”
1·2학년 총 19명, 그중에서 꽹과리를 맡았다는 노태훈군이 풍물을 하게 된 계기는 흥겨움 때문이다. “장단을 맞추다 보면 재미와 함께 리듬 속에서 스트레스 해소도 되요.”
연습하다 보면 길을 지나는 행인이나 외국인들이 듣고 가거나 때로 박수도 쳐주곤 한다. 하지만 주변에서 시끄럽다고 민원이 들어오는 데는 할 말이 없다.
“따로 연습할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시끄러운 것도 있지만 학생들이 우리나라 국악을 지키려고 하니 조금만 응원해 주셨으면 해요.”
그들의 꿈은 전국대회 도전이다. 아직은 도전 못했지만 좋은 분위기 속에서 서로 믿고 의지하니까 성공을 장담한다.
“그런데 꼭 대회나 어떤 이벤트에 나가면 채나 꼭다리가 부러지곤 해요. 무슨 징크스라고나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