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적으로 공천잡음이 시끄럽다. 우리지역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특히 양주·동두천 한나라당 공천은 잡음을 넘어 파동 수준으로 크게 확산되고 있다. 어떻게 하다가 선거를 코앞에 두고 이 지경까지 왔는지 상식을 가진 사람들은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 지역의 당원협의회 위원장이자 도당 공천심사위원인 김성수 국회의원의 리더십이 바닥나고 권위가 벼랑 끝으로 실추된 정치적 재기불능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성수 의원은 지난 2월6일 양주시 덕계동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6.2 지방선거 도전자들을 대상으로 공천심사기준을 발표했다. 이 때 발표된 공천기준은 ▲당기여도 25% ▲여론조사 25% ▲지역발전기여도 10% ▲도덕성 25% ▲전문성 15% 등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공천기준이 무색할 정도로 사전에 공천자 명단이 나돌았고, 거의 대부분 그대로 공천장을 받았다.
공천과정은 한술 더 떠, 한편의 코미디를 연출했다. 도당 공심위가 공천신청자 서류를 접수하기도 전에 자체적으로 배심원단을 구성하여 사실상 공천자들을 선정하려 했다가 도당의 반발로 백지화됐다. 양주시장 후보 선정의 경우 배심원단 선정→도당 공천→여론조사 경선→도당 공천 등의 방식으로 조변석개처럼 마구 바뀌었다.
경기도의원 양주시 제1선거구와 제2선거구, 동두천시 제1선거구는 공천신청자들이 버젓이 있음에도 추가적으로 후보자를 접수하는 사태까지 벌였다. 이 결과 양주시 제2선거구에 단독 신청한 유재원 도의원이 탈락하고 시의원 공천을 신청한 홍범표 시의원이 선정됐다. 제1선거구는 4월28일 현재까지 공천자를 선정하지 않고 있다.
이런 식으로 공천이 진행되자 낙천자들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 되고 말았다. 김정근·이세종·이항원 양주시장 예비후보와 박수호·홍순연 동두천시장 예비후보 등은 물론 많은 이들이 김성수 의원을 ‘뒷골목 꼬마’ 정도로 취급하는 등 극도의 내홍으로 치닫고 있다.
현삼식 양주시장 후보는 ‘비리 공무원’이어서, 김홍규 동두천시 제1선거구 도의원 후보는 ‘술주정 의원’이어서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식이다. 게다가 진성복 동두천시 제2선거구 도의원 후보는 공천발표 전 김성수 의원의 인도네시아 방문길에 동행했다.
동두천시 제1선거구 도의원 공천에 탈락한 홍석우 시의원과 양주시 제2선거구 도의원 공천에 탈락한 유재원 도의원 등은 김성수 의원에게 공천기준과 심사결과를 만천하에 공개하라고 다그치고 있다. 홍석우 시의원 지지자들에 따르면, 김성수 의원은 여론조사와 심사결과가 김홍규 도의원보다 2배 이상 높았지만 전략적으로 김홍규 후보를 공천했다는 용납 못할 해명을 했다고 분개하고 있다. 이들은 ‘한나라당을 지키기 위해 김성수당을 몰아내겠다’는 취지로 불퇴전의 각오를 다진다.
이 쯤 되면 김성수 의원이 직접 나서서 이번 공천기준과 심사결과 등을 해당 정치인들은 물론 유권자들에게 공개하고, 공천파동에 따른 입장을 밝히는 것이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취해야 할 최소한의 자세가 아닐까 싶다. 더 이상 머뭇거리다가는 큰 사단이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