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8년 전 이 때다. 2002년 6.13 지방선거에 한나라당 의정부시장 후보 공천을 받아 출마하려던 홍남용 신광식 이범석 조흔구 이종설 이만수씨 등은 충격적인 사실에 분노를 금치 못했다.
그해 3월25일 김문원 당시 한나라당 의정부지구당 위원장은 이들을 제쳐 놓고 직접 시장후보로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민주당 의정부지구당 위원장이었던 홍문종 전 국회의원이 김문원 위원장 자리를 꿰차고 들어오게 된 것이다.
충격선언이 발표된 같은 날, 당시 홍남용 전 의정부시장, 이범석 의정부중공고 총동문회장, 신광식 전 도의원은 의정부시청 기자실에서 회견을 열고 “김문원 위원장과 홍문종 전 의원의 부도덕한 정치행태를 규탄한다”고 분노했다.
이들은 “홍문종 전 의원은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후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이 위태롭게 되자 당선시켜준 지역민과 한나라당을 배반하고 민주당으로 이적한 정치철새로 중앙당에서 화형식에 처해진 바 있다”며 “그럼에도 밀실야합 사기정치를 자행, 의정부시장 후보들을 농락하고 이제 김문원 위원장 본인이 홍 전 의원의 힘을 빌려 시장선거에 나서겠다는 것은 홍 전 의원과 자리를 주고받는 정치적 패륜행위”라고 반발했다.
이후 실시된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김문원 후보 4만2천682표, 민주당 박창규 후보 3만7천44표, 미래연합 김기형 후보 1만584표가 나왔다. 당시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패배한 김기형 의정부시장이 미래연합 후보로 나서는 바람에 표가 갈려 김문원 후보는 운 좋게 당선됐다.
8년 뒤, 2010년 6.2 지방선거를 맞아 한나라당은 4월14일 재선의 김문원 시장을 낙천했다. 그러자 김문원 시장은 4월19일 의정부시청 기자실에서 기자들에게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결과다. 시장에 출마하겠다는 분이 소위 정권실세라는 검은 손을 내세워 줄서기를 했다. 선거 승리를 위해 공정한 공천심사를 요구해야 할 지역의 책임 있는 정치인은 자기의 정치적 이득만을 위해 이들과 부화뇌동 했다. 크나큰 실망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8년 전 사건으로 홍남용 신광식 이범석 조흔구 같은 사람들이 출마하지 못한 것과 지금 사건은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에 그는 “당시 규정에는 지구당위원장이 시장선거에 출마하려면 무조건 공천을 주게 되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나는 되고 너는 안된다는 아전인수식 주장이 얼마나 설득력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정확히 8년만에 김문원 시장은 당시 시장후보들이 흘린 ‘피눈물’의 깊이를 조금은 알 수 있지 않을까? 모른다면 여전히 자업자득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하는 신세가 될 것 같아 안타깝다. 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일진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