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봄이 오는 계절의 밤에
뜰에 나가 달빛에 젖는다
왜 그런지 섭섭하다
무엇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
사람들은 자려고 하고 있고
나는 잠들기 전이다
밤은 깊어만 가고
달빛은 더욱 교교하다
일생동안 시만 쓰다가
언제까지 갈 건가
나는 도저히 모르겠다
좋은 일도 있었고
나쁜 일도 있었으니
어쩌면 나는 시인으로서는
제로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는 안 되는데
돌아가신 부모님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양지는 없고
우리시대의 대표적 순수시인이자 ‘문단의 마지막 기인’으로 불리던 천상병 시인(1930~1993)을 기리는 천상병예술제가 올해로 7회를 맞이한다.
4월23~30일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천상병예술제는 뜨거운 호응 속에 해마다 새로움을 더해가며 명실상부한 대표적인 문학축제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 천상병예술제에서는 ‘시가 흐르는 천상음악회’와 ‘천상백일장’, ‘천상병詩상 시상식’을 비롯하여 ‘이외수 문학특강’, ‘아마도이자람밴드가 노래하는 천상병아저씨’, ‘특별전_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가 열린다.
‘시가 흐르는 천상음악회’는 가수 유열의 사회로 자유를 노래하는 음유시인 안치환이 ‘귀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노래하고 국악과 어쿠스틱이 결합된 아마도이자람밴드가 천상병 시인의 시를 소재로 한 창작곡을 선보인다. 의정부시립합창단은 ‘관타나메라(Guantanamera)’, ‘Time to say goodbye’ 등을 노래한다.
깊이있는 내면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연극배우 박정자의 시낭송으로 시와 음악의 어우러짐이 가득한 멋진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특별전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에서는 바보같은 천재들인 이외수, 중광 스님의 그림과 천상병 시인의 유품, 시화를 전시한다. 이 전시를 통해 천상병 시인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삶과 문학을 주제로 한 소설가 이외수의 문학특강, 초‧중‧고생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천상백일장, 천상병詩상 시상식이 준비되어 있다. 문의 의정부예술의전당(828-5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