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입주를 시작한 고읍지구가 ‘양주신도시’의 시작을 알렸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주변 인프라 부족, 부동산 경기침체 등 여러 이유와 함께 아직까지는 부족한 교육환경도 적극적인 이주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할 수 있는 직장도, 누릴 수 있는 문화시설도 중요하지만 자녀가 있는 가정의 거주지 선정기준 중 하나가 바로 교육환경이기 때문이다.
더 좋은 학교를 보내기 위해 주소를 옮기고 비좁은 집에 사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현대판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가 성행하는 이 때, 교육도시 건설은 양주시가 내세우고 있는 자족도시 건설의 키포인트일 수밖에 없다.
양주시는 ‘시민이 만드는 행복도시’를 구현하기 위해 ‘기업·교육·아트도시 건설’이라는 3대 실천과제 추진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기업도시’는 ▲지방산업단지 조성 ▲LG패션 유치 ▲G-텍스토피아 건설 등 굵직굵직한 성과를 내고 있으며 ‘아트도시’와 관련해서도 ▲장흥아뜰리에 활성화 ▲유명작가 미술관 유치 ▲양주 세계민속극축제 성공 등 눈에 띄는 일들이 많았다.
이같은 결과물 앞에 ‘교육도시’의 성적표는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인다. 하지만 양주시는 살기 좋은 자족도시의 열쇠를 쥐고 있는 ‘교육도시 건설’에 꾸준히 공을 들여왔다. 평생학습센터 개소, 지속적인 학교지원 등이 그 일환이다.
올해 들어 교육정책과 신설과 덕계학습관 개관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났다. 교육정책을 총괄할 전담부서 설치, 제대로 된 평생학습공간 확보라는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교육전담부서, 교육정책과 탄생
지난 2월, 양주시는 소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핵심은 교육정책과 탄생. 교육정책과는 과거 주민지원과에 속했던 교육지원팀을 확대·개편하여 ‘교육지원 분야’와 ‘평생학습 분야’의 업무를 구분하였고, 여기에 총무과에 속해 있던 ‘주민자치 업무’를 더해 모두 3개 분야(3개 팀)를 담당하게 되었다.
주무부서인 평생학습팀은 ▲평생학습 종합계획 수립 ▲사이버 평생학습센터 운영 ▲평생학습프로그램 개발·운영 ▲평생학습 수료생 관리·학습계좌제 운영 등을 맡는다. 교육지원팀은 ▲교육도시 계획 수립 ▲교육경비지원 ▲학교급식 및 인터넷수능방송 관리 ▲희망장학재단 관리·운영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또한 ‘시민의 여가와 교양, 자립·자율능력 배양’이라는 동일한 취지를 갖고 있으면서도 그동안 담당부서가 달라 평생학습과 구분되어 왔던 주민자치 업무를 포괄하게 되어 유사 프로그램 개설 등 중복투자를 없애고 평생학습공간 확보, 프로그램 홍보 효율성 제고, 강사 수급·확보 등 업무 효율성을 한층 높이게 됐다.
양주시는 그동안 예산부족의 어려움을 딛고 ▲지역명문학교 육성 ▲초등학교 영어 원어민교사 지원 ▲영어체험학교 운영 ▲평생학습센터 운영 등 정규교육 지원과 평생학습 활성화를 위해 2009년 한해에만 관내 초·중·고교 43개교에 모두 54억원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좋은 학교 만들기 사업, 과학실·체육장 현대화 사업, 도서구입 지원 등 지역명문학교 육성과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52가지 다양한 사업들은 특성화고교 선정(2008년 남문고), 농산어촌 전원학교 지정(2009년 남문중)이라는 결실을 맺으며 각각 20억원씩을 지원받게 되었고 덕계고등학교도 기숙형 공립고로 지정되어 50억원을 지원받는 등 좋은 결과가 이어졌다.
또한 관내 29개 모든 초등학교(양주시 18개교, 교육청 11개교 지원)를 대상으로 하는 ‘초등학교 영어 원어민교사 지원사업’과 신지초등학교(거점형), 천보초등학교(단위형)에 구축하고 있는 영어체험학교 운영사업도 2009년 과학기술부 평가 결과 ‘영어교육 리더학교 최우수교’ 선정(신지초)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열린학습의 장, 덕계학습관 개관
양주시는 3월5일 덕계동 덕계초등학교에서 ‘평생학습센터 덕계학습관 개관 기념행사’를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양주시는 인적자원 육성의 산실인 평생학습센터를 설립하기 위해 지난해 초부터 동두천양주교육청, 덕계초등학교 등 관계 기관과의 협의와 협력을 거친 끝에 덕계학습관 설치운영계획을 수립, 예산 확보에 성공하고 10월에는 덕계초등학교와의 관·학 협정 체결 후 학습관 설치공사를 시작하여 올해 1월 내부 인테리어와 교육기자재 설치를 마무리했다.
새로 문을 연 덕계학습관에서는 평생학습 프로그램 및 학습동아리방 운영, 온·오프라인 학습상담, 교육생 및 강사관리 등이 이루어지게 되는 등 평생교육 전 분야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향후 권역별 평생학습센터 추가 지정·운영, 주민자치센터와의 연계, 온라인 교육시스템 통합, 내부 교육 프로그램 통합까지 이루어지게 된다면 양주시는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보다 나은 공간에서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3월13일 양주시는 ‘제3기 으뜸인재육성학교 입학식’을 개최했다. 덕계·덕정·백석고 등 양주시 관내 3개 고등학교 1~3학년 중 선발된 77명의 으뜸인재 학생들은 노는 토요일과 일요일, 방학기간에 국·영·수·논술 등을 중점적으로 학습하게 된다.
선발된 학생들은 교과목 학습과 함께 ▲취약 과목 멘토링(Mentoring)제도 운영 ▲방학 중 영어 원어민교사 활용교육 ▲심화·탐구형 교과학습 및 미래지도자 육성 ▲국내우수 영재교육시설 및 대학캠퍼스 투어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학업능력을 배양하게 됐다.
아직까지 양주의 교육환경은 척박하다. 교육 인프라도, 학부모들의 인식도, 학생들의 실력도 상위그룹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양주시는 거름 주고 씨앗 심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커다란 잎도, 굵은 줄기도, 화려한 꽃도 보이지 않지만 백년대계(百年大計)라는 말답게 중장기적인 계획 아래 관심과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큼지막한 성과가 없어 보이는 것은 더 커다란 틀을 만들기 위함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