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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곳, 비닐하우스 없을까”
안문목 할아버지·권화례 할머니
  2006-10-20 16:13:16 입력
가을, 탐스러운 밤송이가 양주시 장흥면 독정리약수터 주변에 가득 떨어져 있지만 안문목(88), 권화례(78) 노부부가 살고 있는 비닐하우스에는 시름이 떠나지 않는다.

“지금껏 공짜로 살았으니 이제 나가야지. 남의 땅이라 아무래도 미안하고, 눈치 보여서….”

임대아파트는 꿈도 못 꾼다는 할아버지 할머니. 면에서 지원되는 한달 버스비 4만5천원, 경로수당 3만원으로는 갈 곳이 없다. 자식들이 있어서 기초생활수급자 지원도 나오지 않는다. 정작 미국에 사는 딸은 암에 걸리고, 아들은 보증을 잘못 서서 이혼하고 월급도 압류상태다. 또 다른 딸은 신용불량자로 식당을 다니며 근근이 살아간다고 한다.

“자식 복 없는 거지. 비닐하우스에서라도 편하게 살았으면…. 내일이면 나이 아흔인데 몇 년이나 더 살겠어.”

권 할머니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근처 화원에서 날품을 팔지만 그 일도 매일 있는 것이 아니다. 안 할아버지는 일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 황해도 연백이 고향인 할아버지는 한국전쟁 때 피난을 나오다가 박격포탄에 맞아 한쪽 눈을 잃고 다른 눈도 뿌옇게 보인다. 이제는 귀도 잘 들리지 않는다. 아직도 몸 속에는 파편들이 박혀 있다.

“허리 펴면 몸 전체가 땡겨.”

노환은 할머니에게도 전쟁의 파편과 마찬가지다. “다리가 아파서 시내를 못 나가. 버스가 자주 다니는 것도 아니고 매일 여기 처박혀 있자니 우울증만 생겨.”

죽는 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한다. 파편을 몸 속에 품고 살아온 50년. 노부부의 소망은 편안하게 누워서 쉴 곳이다.

“주인 덕에 돈 안내고 3~4년 살아왔지만 이제는 주인 보면 미안하고 불안해. 어디 비어 있는 비닐하우스라도 없을까?”

찬바람 불어오는 가을, 흩날리는 낙엽처럼 갈 곳 없는 노부부를 지켜주는 유일한 가족은 강아지 ‘초롱이’뿐이었다.

어필선(apil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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