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시는 진정 ‘뇌물공화국’인가.
민선 동두천시장을 두 번이나 역임했던 방제환 전 시장. 2003년 12월7일 서울고법은 ‘썬앤문 문병욱 회장한테서 골프장 건설을 허가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3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구속기소된 방 전 시장에게 원심대로 징역 5년에 추징금 3억원을 선고했다. 방 전 시장은 현재 의정부교도소에 수감중이다. 지난 3월25일 동두천시 도시과장 오모씨는 ‘광암동에 미군전용 유흥주점이 들어설 수 있다’는 정보를 친구인 한모씨에게 알려줘 땅을 구입하도록 하고 대가로 3천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이달 23일 의정부법원은 검찰이 청구한 사전구속영장에 대해 실질심사를 벌여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따라 최시장은 당일 저녁 8시경 의정부교도소로 이송됐다. 방제환 전 시장의 뒤를 따른 것이다. 앞서 검찰은 최 시장이 캐노피 공사 등 재래시장 현대화사업과 관련해 ㅇE&C로부터 2004년 4월과 8월 2회에 걸쳐 수의계약 대가로 3천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재선에 성공한 최용수 시장의 구속사태는 그를 대충이라도 알고 있던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최 시장이 지난 5.31지방선거 때 “공직의 힘은 투명성과 청렴성에서 나온다는 신조로 30년 공직생활을 오직 동두천시민만을 위하는 마음으로 올곧음을 지켜왔다”거나 “개인의 이익을 위해 말을 바꾸거나 신뢰와 약속을 저버리지 않았다”고 스스로 밝혔듯 ‘청렴의 상징’처럼 이미지를 구축해왔기 때문이다.
검찰이 현직 시장에게 칼을 대기 어렵다는 것은 현실이다. 그럼에도 뇌물수수 혐의로 곧 기소할 방침이어서 시중에는 ‘방 시장의 후예’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재판과정에서 진실여부가 가려지겠지만, 최 시장의 구속은 그만큼 동두천시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시켰다. 구속에 따라 각종 시책이 차질을 빚을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최 시장의 고해성사와 공직자들의 자기반성, 시민사회의 단결된 힘을 통해 동두천시의 ‘뇌물공화국’ 오명을 깨끗이 씻어버려야 한다. 민선 출신 시장들이 줄줄이 굴비 엮기듯 교도소 신세를 지는 것은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우리 모두에게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동두천시 공무원들은 “불똥이 튈까 걱정된다”고 전전긍긍하지 말고, 모든 문제를 훌훌 털고 새롭게 변모해야 한다. 위기는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