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은 배를 곯고 있는데 의정부시가 정신을 못차리고 흥청망청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2010년 개관한 뒤 10년째 단 한차례도 시설 개보수를 하지 않아 노후된 의정부예술의전당에는 예산을 한 푼도 지원하지 않으면서, 중앙로(행복로)에는 공원을 조성한다며 무려 100억원이 넘는 순수 시비를 쏟아부은 의정부시다.
이래저래 서민들과 문화예술을 뒷전으로 내몰면서 내세우는 것이 ‘행복특별시’다. 낯이 두껍지 않으면 입에 담기도 힘든 이율배반적 행정구호다. 한술 더떠 의정부시는 지난해 중앙로 공원화 사업 착공식과 준공식 때 연예인과 가수들을 부르고, 하늘에 폭죽을 쏘아대는 등 1억여원을 들여 거창하게 행사를 치렀다.
의정부시의회 이종화 의원이 12월11일 열린 제188회 정례회 때 김문원 시장을 본회의장에 불러 세운 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데 착공식 30분 행사비로 5천만원이나 들였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 이 비용을 20㎏ 쌀값으로 환산하면 1천포대가 넘는데, 이를 불우이웃돕기에 사용한다면 ‘복지행복특별시’라고 칭송받을 것”이라며 “준공식 행사에도 착공식처럼 5천만원을 들여 하겠냐”고 따지자 김 시장은 “행사에 필요한 최소한의 필수 경비만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소 필수 경비에 폭죽과 연예인이 등장한다는 것에 실소만 나온다. 김 시장의 돈 씀씀이가 이토록 헤픈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의정부시는 지난해 경기도내 부채비율 8위, 재정자립도 19위 등 심각한 재정위기 지표를 기록했다. 재정난에 허덕이는 의정부시가 시민혈세를 허드레 물쓰듯 낭비하는 행태를 멈추지 않는 한 재정파탄은 불가피하다.
사람이 아무도 다니지 않는 겨울 새벽 부용천에는 네온사인으로 치장한 다리가 의정부시의 돈잔치를 자랑하듯 밤새 불을 밝히고 있다. 이곳 저곳에서 혈세를 허드레 물쓰듯 하는 현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김문원 시장이 개인 돈을 이처럼 펑펑 써대는지는 알 수 없으나, 시민혈세를 아무 생각 없이 탕진하는 행태가 계속된다면 의정부시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된다면 시민들의 고통이 끔찍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