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주식시장 전망
1. 금융위기와 회복
대공황 때는 돈이 부족했지만, 금번 서브프라임 위기에는 돈을 풀었다(서브프라임 위기 이후 전년 대비 100%를 상회하는 본원통화 증가). 회복의 조짐은 중국에서 먼저 확인된다. 중국은 통화량이 늘어나고, 기업예금이 늘어났기에 대출을 쉽게 늘려나갈 수 있었고 자유자재로 돈이 돌면서 자산가격을 먼저 끌어 올렸다. 한국 등 일부 이머징 국가의 경우에는 외환확보 노력이 통화량 증가로 연결됐다. 이머징 마켓에서 돈이 먼저 돌았기 때문에 주가도 먼저 바닥을 친 것이다(이머징 국가는 08년 10월에 바닥을 치고, 선진국은 09년 3월에 바닥을 쳤다).
2010년 투자전략은 2009년 투자전략의 연장선상에서 봐야 한다. 금융장세에서 실적장세로의 전환도 주목할 부분이지만, 시세는 이보다 복잡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장세의 한계(달러화 가치가 어디까지 내려갈 것인가), 중국을 필두로 한 이머징 국가의 내수성장속도 그리고 미국 가계경제 회복 여부를 짐작할 수 있는 변곡점 전망이 2010년 전략의 핵심 포인트다.
2. 2010년 주식시장 전망
1분기 고점을 찍고 하락하는 경기선행지표과 동행하며 하락세를 그리고,
2분기 미국 산업생산 등 경기동행지표 개선 둔화를 확인하며, 바닥을 만들고
3분기 미국 고용지표, 소비지표 개선과 함께 중국 내수성장 모멘텀에 힘입어 상승
4분기 단기간 급등에 따른 방향성 탐색 및 변동성 감소로 전망한다.
1분기 조정: 미국 ISM 제조업지수의 세부항목 중 하나인 신규주문 항목이 09년 8월을 고점으로 하락하고 있어 ISM 제조업지수도 뒤따라 1사분기 초에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분기 얕은 조정: 09년 7월까지 미국 산업생산은 상승추세에 진입한 상태이다. 예전과 같은 형태로 산업생산 회복 패턴이 반복된다면 대략 11개월 정도의 상승이 예측되고, 산업생산은 5월을 전후하여 고점을 칠 가능성이 있다.
주가는 1사분기에 하락하기 시작해 산업생산이 둔화되기 시작하는 2사분기에 바닥이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경기선행지표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예전과는 다른 얕은 주가 조정을 전망하고 있다.
1) 신규실업 청구건수가 12월~1월내에 40만건 이내로 들어오고 실업률도 하락하기 시작한다면, 생각보다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
2) 1사분기에 ISM 제조업지수가 소폭 하락하고 CPI(소비자물가지수) 상승세는 2% 전후에서 제한된다면 미국이 내년 상반기에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는 점 때문이다. 오히려 하반기는 미국 내수 회복, 중국 내수 성장 등 민간 소비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우리는 2010년에도 눌려 있는 자본재가 아니라 2009년에 잘 나간 소비재섹터가 시장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실업률(움직임이 느린 후행지표)이 하락하면서 2년이 넘는 사이클의 호황이 나타난다면 2010년 증시의 저점은 서브프라임 위기시의 저점에서 매수하지 못한 투자자를 위한 매수기회로 봐야한다.
중국은 위안화 절상문제에 강경히 대처하면서 내수시장을 키우기보다는 수출을 통해서 경기 부양에 힘쓰고 있으나, 내년 미국 연방금리가 인상되지 않는 추세 속에서 달러약세가 진행된다면 결국 중국도 위안화 절상을 용인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중국은 내수 성장 속도가 수출 성장속도를 앞지를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3. 주가수익비율(PER)에 대한 견해와 적정 종합주가지수(KOSPI)
우리 증시는 2010년 실적 장세를 주목하고 있으나 PER 수준은 기대치를 못 따라 갈 것 같다.
1) 다우지수 100년 역사를 보면 위기탈출 다음해 주가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약했고, 2) 2000년 들어와서 짝수 해 PER이 떨어졌고, 3) 경기가 회복된다 하더라도 살아 남은 기업이 많아지면 높은 PER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 4)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심사가 있지만 현재의 이머징마켓 PER과 선진국 PER 수준이 같다는 점에서 선진국 프리미엄에 대한 의미가 약해졌다는 점 때문이다.
다만 밸류에이션의 방향은 CPI의 방향과 반대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의 추정에 따른다면 CPI가 2월까지는 상승하고 그 이후부터는 하향 안정된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정리해보면 2월까지는 KOSPI PER 수준은 떨어질 전망이나 그 이후부터 연말까지는 꾸준히 올라갈 전망이다. 다만 PER이 올라가는 속도는 CPI 흐름과 반대로 가되 완만하게 상승할 전망이다.
4. 적정 PER와 적정 KOSPI
2010년 PER 수준은 2월까지 10배 수준에서 머물다가 꾸준히 PER이 올라갈 전망이다. 다만 PER 12배 수준이 우리가 줄 수 있는 내년의 PER 상한선이라 판단된다. 이에 기초한다면 내년도 EPS 154.2 * PER 12배를 고려하면 KOSPI 타겟은 1,850이 된다.
다만 순이익 71.8조가 시장 컨센서스 대비 보수적인 수치임을 감안한다면 2010년 KOSPI 타겟은 1,900 수준으로 보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
2010년도 KOSPI 하단은 1,450 수준으로 본다. PER은 10배를 적용하고, EPS는 당사 추정치보다 5% 하향 조정의 경우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 의정부지점/031-829-1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