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도 이루기 힘든 최고의 길, 장애를 딛고 그 최고에 다다른 이가 있다.
2006 대한민국 장애인문화예술대상에서 미술부문을 수상한 방두영(60) 작가. 1995년 12월 한국장애인미술협회를 창설하고 각종 미술대전 심사위원, 후학 양성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방두영 작가를 시민신문이 만났다.
-바쁘신 시간 내주셔서 감사하다. 현재 활동은?
=경기도 제2청사에서 전시회가 있다. 또 경기도 평화통일 미술대전도 준비중이다. DMZ와 접한 경기북부는 그 조건만큼이나 평화에 대한 의미가 존재하기에 세계평화미술의 구심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중이다.
-언제부터 신체 불편을 겪었나.
=초등학교 5학년 때 돌가루 비슷한 가짜 약을 치료약이라고 귀에다 넣었다가 망가지게 됐다. 그로 인해 당시로는 대수술을 받았지만 소리를 잃어버렸다. 청각장애 3급으로 오른쪽 귀는 마비되었고 왼쪽만 보청기로 그럭저럭 듣는다.
-창작활동에 어려움이 많을 듯 싶다.
=미술인 모임이나 미술 관련 이야기를 들을 수가 없다. 책·문서로만 접할 수 있을 뿐이다. 다른 장애 작가들도 전반적으로 겪는 문제다.
-미술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열일곱살부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글을 쓰고 싶었지만 청각장애로 언어 높낮이를 맞출 수 없었다. 지금도 그림만큼 문학에 뜻이 있다.
-이번 장애인 문화예술대상을 수상한 작품 ‘생명의 노래’의 창작계기는?
=귀를 다친 이후 침묵 속에서 인간의 영혼, 탄생과 소멸, 삶과 죽음의 본질적 문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풀 한 포기나 인간의 가치는 동등한 것이다. 조화를 이루며 살아야 한다. 인간의 생은 복잡하지만 그 개별적인 복잡함이 중요한 게 아니라 생명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가치가 귀중한 것이다.
-작품에서 이야기하고자 하고 싶은 것은?
=자연을 근본으로 한 동양철학이 모태이다. 무를 추구하며 빨강, 파랑으로 탄생과 소멸을 표현했다. 그림 안에 4계절을 표현하고 원형의 형태는 씨앗-싹-꽃-열매로 순환되는 반복, 윤회를 나타낸다. 하얀 나무는 백송으로 과거부터 신비함을 상징했다. 그 모든 것을 혼합하여 모든 생명체가 같은 선상의 동류가 되는 것, 화합이 이 ‘생명의 노래’의 테마이고 바람이다.
-경기북부 현대작가회 회장, 한국장애인미술협회 초대회장, 경기문화예술상 대상, 40회 이상의 초대전 등 남들은 엄두를 못 낼 만큼 많은 업적을 이루었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더욱 정진하겠다. 작가의 힘은 좋은 작품이다. 탄생, 소멸의 주제에 더욱 정진하겠다.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될 한마디.
=무슨 일이든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라.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결과는 없다. 장애인들도 장애를 의식하지 말고 자신을 버리고 최선이라는 최고의 무기를 사수하라.
-스스로 생각하는 예술이란?
=예술은 정신이다. 마음이 썩으면 나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