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와 동두천시가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양주 은현 하패리에서 발생하고 있는 악취민원으로 때문이다. 당연히 피해를 호소하는 쪽은 동두천시고, 피해 호소에 난감해하는 쪽은 양주시다. 그동안 서로 힘을 모아 대책을 세워봤지만,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예산문제나 물리적인 시간 등 여건이 간단치 않아 보인다.
잘못하다가는 지난 99년 은현 하패리 하수종말처리장 설치계획으로 불거진 양쪽시의 분쟁이 재현될 것만 같다. 당시 동두천시는 “택지개발지구 옆에 하수처리장을 건설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양주시를 다그쳤고, 양주시는 “하수처리장은 이미 결정난 일로 지방자치권을 침해하지 말라”고 응수했다. 1일 7만톤 처리규모의 하패리 하수종말처리장은 현재 90% 준공율을 보이고 있으며, 내년 4월 가동될 예정이다. 하수종말처리장이 가동되면 또 어떠한 민원이 발생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양주시는 이곳으로 하패리 축산농가에서 발생하는 축산폐수를 처리하는 쪽으로 정책을 검토중이다. 만약 하수종말처리장 설치계획이 동두천시 의견대로 취소되었으면 현재 발생하고 있는 민원해결도 더 어려워졌을 수도 있다.
이번 악취민원의 근본 문제는 사실 동두천시의 무사안일한 행정에서 비롯됐다. 동두천시는 택지개발을 계획하면서 꼭 거쳐야 하는 환경영향평가를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처리했다.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양주시 하패리와 동두천시 송내동이 갈라졌을 뿐인데, 어떻게 동두천시쪽만 환경영향평가를 받았는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수십년간 가축을 길러 생계를 꾸려온 농민들이 살고 있었고, 이들로부터 발생할 냄새문제 등을 간과했다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의 전형적인 사례다. 그러면서 동두천시는 양주시에 ‘택지지구 미입주시 책임론’을 들고 나오며 하패리 하수종말처리장을 반대했으니, 등잔 밑이 어두운 격이 됐다. 악취해결을 위한 양주시의 소극적인 태도를 비난하기에는 솔직히 부끄러울 것 같다.
어찌됐든 양쪽시의 신경전 때문에 발생되는 피해는 선량한 시민들의 몫이다. 지금 내탓 네탓 따질 때가 아니다. 문제의 심각성을 판단하여 나를 버리고 남을 생각하는 자세가 진정 필요하다. 행정이기주의도 버려라. 언제부터 양주시와 동두천시가 다른 동네였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