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 위로 공이 넘어가자 발들이 날렵하게 공의 그림자를 쫓는다. 새하얀 조명등 속으로 열기가 넘쳐흐른다.
양주시 남면 구암리 회오리 족구회(회장 강성식). 20~50대까지의 동네 선후배들이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시작한 족구 모임. 지금은 제2회 양주시장배에서 우승, 도지사기 4강 등 등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저마다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 일주일에 화, 목, 토 3일만 모이지만 호흡이 좋아요.”
조완제 총회장의 자랑이다. 연습 참여도도 80%를 넘는다. 한 동네에서 살다 보니 친하다 못해 경조사 등 살아가는 일에 서로 도움을 나누는 등 회오리 족구회의 목표는 우승만이 아니라 친목도 포함된다.
“초창기에 회원이 10명뿐이서 비오는 날 족구를 새벽 3~4시까지 한 적이 있어요. 동네 사람들이 미쳤다고 하고…. 결국 한명이 3일간 앓았습니다.”
“추석에 제를 치르자마자 제사 음식을 싸가지고 나와 운동한 적도 있었지요.”
이번 양주시장배에서 MVP를 수상했다는 노광식씨의 꿈은 후배를 양성해 시 대표가 되고 나아가 SBS 족구최강전 등 전국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다.
“이번에 양주시에 전용구장을 만들어준다고 시장님이 약속했어요.”
회오리 족구회 이름 유래를 묻자 범인(?)으로 지목된 안광수 초대 회장이 말한다. “당시 내 와이프 별명이 회오리였어요. 그래서 그냥 안사람 별명을 붙여버렸지요.”
족구는 배구와 규칙이 크게 다르지 않다. 축구처럼 격렬한 운동량이 필요하지 않아 나이 상관없이 할 수 있고 육체적 접촉도 없어 많은 이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회오리 족구회는 앞으로 족구가 전국 체전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어 저변이 확대되기를 바라고 있다.
또 한 명이 입을 연다.
“족구는 팀워크 위주의 게임입니다. 누구 하나 잘해서 이기는 것이 아니죠.”
인터뷰 하나에도 호흡이 척척 맞는 회오리 족구회. 그들 전부가 주인공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