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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2009-10-26 10:08:11 입력
▲ 외과 전문의
가녀린 몸짓으로 나뭇가지 끝에 대롱대롱 걸려 있다가 스산한 가을바람에 수차례 시달림을 당하더니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급기야 하나 둘 거리 위로 떨어져 내려 떼굴떼굴 굴러다니는 낙엽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쓸쓸하기도 하다가도, 빨갛고 노란 낙엽더미를 살포시 밟을라치면 발바닥으로 느껴지는 사박사박하고 푹신푹신한 느낌이 참 좋아 어느새 마음이 푸근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일부러 낙엽더미가 쌓여 있는 곳으로만 걸어보기도 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낙엽을 밟고 있노라면 어느새 낙엽 태우는 구수한 냄새가 바람을 타고 코끝을 건드린다. 참 이상하다. 낙엽 태우는 냄새를 맡으면 왠지 따끈한 커피가 그리워진다. 구수한 냄새가 비슷해서 일까.

커피. 커피의 매력은 단연 그 씁쓸하면서도 달콤한 향에 있다. 특히 요즘같이 서늘한 가을 날씨에 마시는 따끈한 커피 한잔은 마시는 사람으로 하여금 은근한 행복감을 느끼게 해 주고 아련한 옛 추억에 빠지게까지 한다.

어릴 적 호기심에 어른들이 드시고 남은 잔 바닥에 살짝 걸쳐져 있는 커피를 핥아 먹고 있는 나를 보시고 애들이 커피 마시면 머리 나빠진다고 꾸중하시던 어머니. 초등학교 교실, 겨울 조개탄 난로 앞에 가디건을 어깨에 걸친 채 앉아서, 커피 잔을 살포시 감싸고 있던 여선생님의 가늘고 하얀 손가락.

두툼하고 마디가 굵은 억센 손으로 커피, 설탕, 크림을 밥숟가락으로 듬뿍 떠서 사발에 넣고 휘휘 저은 뒤 무슨 막걸리라도 드시는 것처럼 벌컥 벌컥 들이키시던 주름살 가득한 시골 할아버지…. 모락모락 일어나는 커피잔 연기 사이로 그 정겨운 모습들이 떠올라 어느새 얼굴에 미소를 짓게끔 한다.

커피는 우리나라 토종 음식은 아니지만 묘하게도 우리 음식과 궁합이 맞는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즐겨 마신다. 커피는 의학적으로 몸에 도움이 되기도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여러 검증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커피 섭취는 간암과 신장암 발생률을 낮추고 유방암과 대장암의 발생률도 조금은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한 2형당뇨병 발생도 억제시키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나쁜 영향도 있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동맥의 탄력성을 저하시키고, 심근경색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 결과들 역시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고 상반된 결과를 보이는 연구도 있기 때문에 무조건 맹신하는 것은 곤란하다. 결국 커피는 우리에게 이롭기도 하고 해롭기도 하다는 사실 하나는 분명해 보인다.

모든 음식이 다 그렇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적정량을 섭취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식약청에서 권하는 성인 일일 카페인 권장량은 400mg이다. 우리가 흔히 먹는 커피믹스 한 봉지에는 약 69mg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고 하니 다른 요인들도 고려하면 커피믹스 기준으로 하루 5잔 이상은 마시지 않는 것이 좋겠다. 또한 카페인은 다른 음료 및 음식물 속에도 존재하므로 이를 감안하여 커피를 마시도록 해야겠다. 그리고 커피에 대한 개인차도 있을 수 있으므로 본인의 신체 상태도 신중히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예로 심근경색증이 있는 분들은 커피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며 전문의들은 하루 2잔 이하로 줄일 것을 조언한다.

오늘도 퇴근 전철을 기다리다가 지루하기도 하고 춥기도 해서 자판기 커피를 뽑아 본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종이컵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커피를 홀짝여 본다. 따뜻한 기운이 손과 목을 타고 가슴으로 퍼져나간다. 잠시 행복감을 느낀다. 하지만 이내 줄어가는 커피와 함께 다시 차가워져 가는 종이컵을 만지작거리며 생각해 본다. 인생이란….
2010-12-31 09:19:54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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