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 7월29일은 베네수엘라 ‘좌파의 아버지’ 고(故) 차베스가 부관참시 비슷한 수모를 당한 날로 기억된다.
차베스 후임자 마두로가 부정선거 의혹 속에 3연임에 성공하자 성난 국민들이 분을 참지 못하고 자신들의 사회주의 포퓰리즘 황제이자 아버지인 차베스의 동상을 넘어뜨린 대참사가 발생했다.
얼핏 보면 좌파 정권을 반대하는 우파의 과격 폭동으로 볼 수 있지만 실상은 달랐다. 당시 참사는 차베스-마두로 25년 포퓰리즘 장기독재에 헐벗긴 빈곤층이 다수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베스의 사회주의 포퓰리즘에 열광했던 이들이 그의 동상을 쓰러뜨릴 정도로 격분한 이유는 6만5000%(2018년 기준)가 넘는 물가상승률을 겪을 정도의 살인적인 경제 파탄으로 직장을 잃고, 허울 좋은 무상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차베스모(차베스주의)’ 추종자들이 일으킨 것이다. 오로지 그라시아스만 외쳤던 혹독한 대가다.
세계 1위 원유 매장국이고, 차베스 집권 전 1인당 GDP 1만 달러를 상회했지만 현재 1000~2000달러대를 오기는 경제 파탄으로 굶주림에 시달리는 역설적인 현실, 두배 이상 격차로 야권 후보의 승리를 낙관했던 국민들의 투표 체감도와 서방 언론의 출구조사 예측과 달리 선관위의 마두로 승리 발표가 분노로 촉발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처음에는 차베스의 사회주의 포퓰리즘을 지지했을 것이다. 구 정권과 달리 무상시리즈(무상의료, 무상교육 등) 폭풍 질주와 사유재산제를 부정하는 부동산 공개념 도입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갈라치기로 진행돼 사회통합을 사형시켰다.
그 결과 ‘마두로 다이어트’라는 조롱이 생길 정도로 헐벗긴 국민들이 차베스 사후 10년 만에 그의 동상을 쓰러뜨린 셈이다.
차베스가 당한 유사 부관참시는 예견된 일이다. 사회주의 종주국 소련 붕괴 전후 ‘건국의 아버지’ 레닌 동상이 다수 철거된 역사가 증명하듯 아직도 진행 중이다. 살아생전 법의 심판을 형식적 합법독재로 피했지만 사후에 역사의 심판을 피할 수는 없다. 그게 진짜 역사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