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 1,739달러.
‘포퓰리즘 최강국’ 베네수엘라를 상징하는 경제지표다. 2025년 7월 기준 인플레이션율 172%, 1인당 명목 GDP는 1,739달러다. 세계 1위 산유국이라는 명성에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지표다.
베네수엘라는 ‘차베스 보유국’이었기 때문에 세계 최빈국 선두 다툼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 ‘사회주의 광신자’ 차베스는 쿠데타 실패와 수감생활을 거쳐 빈곤층과 노동계급을 타깃으로 삼아 지지층을 넓혔고, 외국계 금융권의 불법 정치자금 후원으로 집권에 성공했다. 전 정권의 부정부패와 무능은 보너스였다.
차베스는 자신의 권좌를 위해 국민과 나라의 미래를 폭파시켰다. 상식적인 산유국은 석유로 번 돈을 미래 먹거리 창출에 투자하는데, 차베스는 퍼주기 복지 지출과 기본적인 시장 원칙인 공급과 수요를 무시한 독단적 가격 통제로 경제 붕괴에 성공했다.
차베스식 복지 마약에 중독된 무지한 민중은 오직 ‘그라시아스’만 외쳤다. 덕분에 월드 클래스급 베네수엘라 미인들이 전 세계, 특히 서울 강남 유흥가 등지에 수출되기에 이르렀다.
차베스는 사법부 독립을 단두대의 이슬로 날려 버렸다. 특히 지난 1999년 8월 제헌 의회가 ‘사법부 임시위원회’를 소집해 자의적으로 판사를 제명할 권력을 부여한 희대의 사법부 학살은 차베스의 진가를 발휘한 사건으로 기억된다.
이때 190명의 판사를 부정부패로 기소해 제명했다. 이로써 삼권분립과 자유민주주의는 화형당했다. 또한 입법부 장악과 야당 무력화로 개헌을 통한 장기 집권체제를 구축했다. 국내 자본가는 짐을 쌌고, 해외 투자자는 돈을 빼 자본 유출이 가속화됐다.
차베스는 반미 선도자로서 미국과 서방세계를 적으로 돌려 조국을 ‘글로벌 왕따 국가’로 전락시켰다. 국제 제재 역시 북한과 선두를 다투고 있어 외환이 씨가 말랐다. 6%대에 근접한 높은 실업률과 170%에 육박한 정부 부채는 차베스가 남긴 유산이다.
차베스의 최후는 베네수엘라 사법부의 비굴성을 순장 삼았다. 지난 2013년 암투병으로 죽음에 임박해 4선 취임식에 참석 못하게 됐는데도 대법원은 취임 선서와 임기 시작은 별개라는 궤변으로 차베스의 위헌 취임을 합법화했다. 덕분에 ‘대통령이 국회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해야 한다’는 헌법 조항은 죽었다.
차베스 보유국 베네수엘라는 그를 잃었지만 ‘충직한 꼬붕’ 마두로가 그의 유지를 받들어 조국을 코마 상태로 이끌고 있다. 포퓰리즘 마약에 중독된 무지한 민중이 자초한 세계 1위 산유국의 미래도 함께 죽어가고 있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