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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경기도 노동안전지킴이로서 연천군 내 산업현장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현장을 발로 누비며 마주한 경험은 단순히 위반사항을 지적하는 것을 넘어 현장의 실질적인 개선을 이끌어내는 것이 진정한 역할임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노동현장의 안전 점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을 깊이 이해하는 것’과 ‘작업자의 목소리에 진정성 있게 귀 기울이는 태도’에 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우리가 현장을 제대로 이해해야 문제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한 ‘들어야 바뀐다’는 말은 의견을 듣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장의 고민과 현실을 함께 해결하려는 노력이 동반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얼마 전에 연천군 소재 한 철판 절곡 가공 공장을 점검하던 중 인상 깊은 사례를 접했습니다. 이 공장은 두 명이 한 조를 이루어 작업하는 방식이었는데, 부사수가 실수로 페달을 밟을 경우 절곡기가 즉시 작동하는 구조였습니다. 이는 단순한 실수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사고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요인이었습니다.
기계에 방호장치가 없었기 때문에 저는 페달 차단을 위한 물리적 블록이나 임시 방지판 설치를 제안했습니다. 공장장은 이를 즉각 수용하였고, 자재로 사용하던 철판을 활용하여 임시 방지판을 설치하였습니다. 작업자들 역시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으며, 저는 ‘점검자의 제안’이 곧바로 현장 개선으로 이어지는 뜻깊은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손이 절곡기에 지나치게 깊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보조 장치에 대해서도 추가 제안을 하였으며,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작은 조치 하나로 작업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보람을 느낄 수 있었으며, 노동안전지킴이가 해결책을 제안하는 조력자로 받아들여진 의미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노동 안전은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모두의 생명과 직결된 핵심 가치입니다. 지킴이는 문제를 지적하기보다는 ‘왜 이 조치가 필요한지’, ‘어떻게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지’를 공감의 언어로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때로는 기술보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더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그 결과 자발적인 개선이 이루어지고 자연스럽게 안전 문화가 뿌리내리게 됩니다. 그 출발점은 신뢰와 소통 그리고 실천을 통한 진심에서 비롯됩니다.
저는 앞으로도 ‘아는 만큼 보이고, 들어야 바뀐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더 깊이 있는 점검과 따뜻한 소통을 통해 현장의 변화를 함께 이끌어가는 지킴이로 성장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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