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하기 편한 도시’를 표방한 동두천시가 이번에는 도심지 내 고밀도 주차공간을 조성해 시민 편익 증진 및 안전한 교통환경을 마련하겠다며 송내주차타워 건립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시민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4월9일 취재를 종합해보면, 송내주차타워 사업은 지행역 앞에 있는 송내1공영주차장(지행동 720번지, 부지면적 3,069.6㎡, 주차면 107면)을 없앤 뒤 그 자리에 무려 440억원을 투입해 지상 6층(1층 근린생활시설, 2~6층 주차장, 연면적 14,000㎡), 주차면 396면 규모의 복합주차장을 건립하려는 계획이다.
송내1공영주차장 일대를 포함해 지행로 건너편까지 동두천시 양대 중심 상권은 시 전체 불법 주·정차 단속 건수의 63%를 차지하는 등 주차 공간 부족에 따른 민원이 극심한 곳이다.
이와 관련, 동두천시는 “최근 5년간 자동차 등록대수는 평균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 시에서 관리하는 공영 주차면수는 현저히 적어 주차 공간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며 “특히 송내동은 우리 시 중심 상권으로 인구가 집중화되어 있으며, 건물 다수가 2004년 지구단위계획에 의한 택지개발 때 신축된 건물로 주차 공간이 협소하여 상가를 이용하는 시민 불편과 그로 인한 불법 주·정차가 야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송내주차타워 공사기간인 2026년 9월부터 2028년 6월까지는 송내1공영주차장마저 사라져 그 기간 동안 중심 상권을 이용하려는 시민들은 엄청난 주차난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상권 이용이 크게 위축돼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문제 때문에 동두천시는 ▲동두천양주교육지원청 부설주차장 이용(108면) ▲지행역 유료화 주차장 이용(128면) ▲송내동 699-14번지 노외주차장 조성(50면) ▲대방노블랜드 7단지 및 8단지 앞 노상주차장 조성(40면) ▲꿈나무 근린공원~소방서 앞/포천세무서 앞 노상주차장 조성(90면)을 해결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으나 현실성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육청 주차장은 직원들이 사용하기에도 부족하고, 도로 차선에 만드는 노상주차장은 오히려 교통 체증 및 사고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철도공사가 운영 중인 지행역 유료화 주차장도 자리가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동두천시는 지난 2022년 2월 포천세무서 동두천지서 앞 편도 2차선 도로 중 1개 차선에 16대가 주차할 수 있게 노상주차장을 만들었으나, 잦은 사고와 차량 접촉 위험 및 교통 체증 유발 문제로 박형덕 시장 취임 직후인 그해 7월 폐지한 바 있어 예산 낭비만 하는 ‘재탕 삼탕’ 해결 방안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또한 동두천시는 스스로도 “불법 주·정차의 가장 큰 원인은 주차 후 도보 거리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며, 서울시의 경우 50m 이내 거리에 주차하는 차량이 42.6%를 차지한다”고 사업계획서에서 밝히고 있으나, 조성 예정인 송내동 699-14번지 노외주차장은 물론 대방노블랜드 아파트 및 소방서 앞 노상주차장은 상권과의 접근성이 떨어진다.
이에 대해 송내1공영주차장 인근 상인들은 “동두천시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추진하는 주차타워 공사기간 동안 주차 대란으로 인한 상권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보다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어 “공영주차타워에 우리 경쟁 업종이 입점해서는 안될 일”이라고 말했다.
송내1공영주차장 일대 상권 건너편인 지행동에 위치하고 우리은행, 국민은행, 올리브영, 스타벅스, 다이소, 병·의원 등이 밀집한 중심 상권의 상인들도 불만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동두천시 양대 중심 상권 중 다른 하나인 지행동 상권은 민간주차장이 하나 있을뿐 송내1 같은 공영주차장이 없기 때문이다.
이곳 한 상인은 “같은 세금을 내는 똑같은 시민인데, 동두천시는 처음부터 저쪽 상권만 계속해서 혜택을 주고 있다”며 “가뜩이나 주차장 부족으로 상가 이용이 불편한 우리 쪽에도 공영주차장을 만들어 심각한 지역 상권 역차별과 불공평을 해소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한편, ‘주차장 조성을 통해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고 강조하는 동두천시는 송내지구 공영주차장(2022년 12월 준공, 총사업비 40억원), 상패동 대형자동차 공영주차장(2023년 7월, 139억원), 세아프라자 옆 등 유휴지 임시주차장, 화성맨션 앞 등 공영주차장 등을 계속해서 조성하며 “주차 문제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누구나 살고 싶고 찾고 싶은 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