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말이 다가오면 여러 가지 정리할 일도 많지만 꼭 한 가지 고민에 빠지는 일이 있다. 그것은 새해 첫날부터 ‘안하던 짓’ 한 가지를 새로 시작하는 일이다. 지난 20여년간 매년 안하던 짓 새로 하기 한 가지씩을 정해 실행해왔는데 그 중 대부분은 얼마 못 가서 실패했다.
그 예로 마라톤은 한 달 정도 지나면서 무릎이 너무 아파 중단했고, 어느 해는 난타를 시작했지만 허리가 온전치 못해 5개월 만에 중단했다. 단소를 배우기로 한 해는 두 달 정도 배우다가 두 곡 정도 겨우 연주할 수 있을 때 적성에 맞지 않아 그만두었다. 결심하고 새롭게 도전했던 것 대부분은 중도에 그만두게 됐지만 도전했던 만큼의 진전은 이루었기 때문에 지금 생각해보면 실패라고 여기지는 않게 됐다.
그 중에서도 5년 이상 지속하고 있었던 것을 살펴보면 웃기, 그림그리기, 만보 이상 걷기, 야간산행이었고 이것들은 나의 삶에 많은 긍정 에너지와 몰입과 쉼터 휴식을 주었다고 생각된다.
그 중 비교적 젊었을 때 시작했던 야간산행은 낮에 근무해야 하고 직장 가까운 곳에 도봉산이 있어 시작했는데 약 10년간 500회 가까운 야간산행을 하고 허리 두 번 수술 후 의사의 권유로 중단하게 됐다. 직장생활을 하며 엄습해왔던 수많은 스트레스를 단순하게 야간산행에만 몰입하는 행위로 해소하여 정신건강에 크게 도움을 받지 않았나 생각하게 됐다. 물론 무리한 산행으로 몇 번은 무릎 고장의 위기도 있었지만 잘 치료해서 무난히 잘 지내왔다.
그 다음 잘 진행됐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 바로 웃기다. 2004년 말 웃기로 작정하고 2005년 1월1일부터 20년 가까이 웃어온 것이다. 처음에는 웃기가 잘 안되어 웃는 모임에 참가해서 같이 웃기 시작했다. 스트레스성 통증으로 웃기 전 6개월간 많은 고생을 했는데 새해 5시간을 웃고 난 후 모든 통증이 감쪽같이 사라지는 경험을 했다. 그 후 웃음에 대해 공부를 시작하고 또 열심히 연구하며 웃어서 지금까지 20년 이상 꾸준히 실천해 오고 있다.
그동안 웃음과 행복을 주제로 2,000여회 강의를 하게 됐고 웃음과 관련된 책 5권을 저술하게 됐으며 지역신문에 20년간 웃음이야기 칼럼을 고정으로 게재하고 있다. 그리고 하하웃음행복센터를 설립해 15년간 웃음 강의 및 제자 양성을 하여 실제로 여러 기관에서 강사로 활동하는 제자가 50여명에 이르게 됐다. 한마디로 58세에 시작한 웃음은 내 인생에 가장 큰 대박을 터뜨리며 가장 행복하고 보람 있는 안하던 짓 하기가 된 것이다.
웃음으로 가장 의미 있게 생각되는 것은 수많은 질병으로 고생하던 이들 즉, 불면증과 각종 암, 고혈당, 고혈압, 파킨슨병, 스트레스나 면역력 저하로 인한 질병 등과 마음의 상처로 인생을 포기하려던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존감을 심어주어 상처가 회복되고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도와주었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지금도 감사 메일이나 카톡을 받을 때 안하던 짓 웃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모든 활동이 중단된 때가 있었으니 코로나19로 인한 암흑의 시기였다. 모든 강연과 센터 활동이 중단돼 시간적 여유가 생겼으나 대인 접촉이 되지 않아 그 때부터 혼자 할 수 있는 그림을 시작하게 됐다. 집에 있는 그림 그릴 수 있는 도구를 보니 파스텔이 있어서 파스텔 그림을 그리다가 오일 파스텔로 바꾸었다.
그림은 시간 날 때 틈틈이 그리고 있는데, 장점은 그림에 집중해 있는 동안에는 아무런 잡생각이 나지 않고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긍정심리학에서 행복의 주요 조건 중 하나로 몰입을 강조하고 있는데 그 의미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별로 도구는 없어도 되는데 스케치북, 오일 파스텔, 면봉만 있으면 나의 상상 속에 있거나 멋진 경치를 스마트폰으로 찍어 그리는데 전문가의 지도를 받지 않고 혼자 그리다 보니 빨리 늘지는 않지만 스스로 만족스러운 그림을 그리게 됐고 보는 이들에게 칭찬도 많이 받게 됐다.
마지막으로 오래 지속하고 있는 것은 만보 이상 걷기다. 만보가 안되는 날도 있지만 일주일에 5일 이상은 만보 이상 걷기를 계속하고 있다. 약 10여년 전부터 주로 저녁 시간을 이용해 양재천을 걷고 있는데 아주 추운 겨울도 아프지 않은 날은 꼭 걷는다.
걷는 동안 늘 하늘에 관심이 많아 봄철 별 아르크투루스, 스피카, 여름철 별인 베가(직녀), 알타이르(견우), 데네브(백조) 등을 찾아보는 재미가 생겼고, 특히 겨울철 별인 카펠라, 알데바란, 리겔, 베텔게우스, 시리우스, 프로키온, 폴룩스, 카스토르 등 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는 별을 찾아보며 확인하는 재미도 붙이게 됐다. 종종 아주 밝은 행성인 금성, 목성, 화성과 토성을 볼 수 있었고 희미한 천왕성, 해왕성을 볼 수 있는 행운도 있었다. 그리고 아주 짙은 검푸른 색의 밤하늘을 좋아하게 됐다.
처음 걸을 때는 집안 걱정, 직장 걱정, 친척들 걱정, 친구들 걱정 등 수많은 걱정을 하며 걷는 일이 많았으나 점점 걱정들은 줄어들고 곁에 핀 꽃, 나무, 풀 등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 이름들을 알아가는 재미와 공기와 미세먼지 등 환경, 날씨 등에 관심도 갖게 됐다. 서울 둘레길, 의정부 소풍길, 북한산 둘레길, 양평 물소리길, 통영 한려수도 백리길, 괴산 산막이길, 울릉도 둘레길, 목포 고하도길, 청산도 둘레길, 경강 여주 둘레길 등 아름다운 풍광을 따라 우리나라 자연과 함께 걸은 것과 일본 규슈 올레길, 홍콩 드래곤 백 길 등을 트레킹한 것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다.
지금까지 매년 안하던 짓 하기에 대해 5년 이상 지속했던 것 네 가지를 살펴보았다. 나에게 삶의 가치와 에너지가 끊임없이 공급됐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나의 감성 시스템에 맞고 도전의식을 높여 끊임없는 창조성을 제공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그리고 재미와 의미가 있었기에 지탱할 수 있었다. 지금부터 준비해서 새해 시작 전 안하던 짓 하기 한 가지씩 결심하고 한번 해보자. 한만큼 이익이 될 것이다. 그리고 먼저 오늘부터 많이 웃는 하루 만들기를.
하하웃음행복센터 원장, 의정부제일간호학원 원장, 웃음치료 전문가(1급), <웃음에 희망을 걸다>, <웃음희망 행복나눔>, <15초 웃음의 기적>, <웃음은 인생을 춤추게 한다>, <일단 웃자>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