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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 속에 기억되게 하소서
  2024-12-30 15:49:38 입력

나이가 점점 늘어감에 따라 가슴 아픈 일은 친구들이 하나 둘 지구별을 떠나 저 세상으로 이주해 가는 것이다. 그저 조문 한 문장 남길 뿐이지만 마음 속으로는 자신을 사랑했던 사람들과 마지막 순간을 훌륭히 마무리 지을 수 있었기를 바라는 마음 가득하다. 그리고 고인에 대해 “축복 속에 아름답게 기억되게 하소서”라는 짧은 기도문을 외우는 것이 습관화되어 가고 있다.

그동안 많은 이별을 경험하며 아직도 뇌리에 생생하게 새겨진 임종의 모습이 있다. 30대 중반이었을 때 우리는 이브닝 콰이어로 저녁 무렵 종합병원에서 매주 한 번씩 봉사하고 있었다. 그 병원은 13층이었고 한 층에 두 곳 복도에서 사중창을 불러 지하의 재활병동까지 20회 이상 노래를 불러야 했다. 힘든 일이었지만 환자들에게 위로도 주고 희망을 전해준다는 사명감으로 열심히 했고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더 큰 위로와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중년의 수간호사가 우리에게 찾아와 찬송을 불러달라고 부탁했다. 그곳은 평소에 건너뛰었던 3층 중환자실의 한 병실이었다. 차례가 되어 그 병실 앞에 도착했을 때 그 수간호사는 우리에게 작은 말로 귀띔을 해주었다. 이 병실에 있는 환자는 매우 중환자로 이미 암이 전신에 번져 임종이 내일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마음이 착잡했다. 의식이 없거나 말기암 고통으로 사경을 헤매는 환자 앞에서 찬송을 불러주는 것이 옳은 일일까? 조금을 기다린 후 문이 열리고 들어오라고 간호사가 안내한다. 들어서자마자 환자를 본 순간 그는 밝은 미소로 우리를 환영하고 있었다. 그 환자 옆에서 부인이 성경책을 읽어주다가 접으며 우리를 맞았고 임종을 앞둔 환자는 정말 세상에서 가장 평안한 미소로 우리를 맞아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 때 생각했다. 저 세상으로 이별을 고하는 마지막 순간에도 저렇게 평화롭고 아름다운 웃음을 웃을 수 있구나! 감동이 밀려와 준비한 찬송 2곡과 한 곡 더 부르고 함께 기도하고 그 방을 나왔다. 그 할아버지 환자의 평안한 미소는 좀처럼 나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 후로 나는 다른 이들의 임종을 맞을 때마다 “축복 속에 기억되게 하소서!”라는 마음의 기도를 드리며 그 환자의 미소를 회상하게  된다.

또 다른 기억 속에 계속 남는 임종의 모습이 있다. 지금 다니는 교회 최고 어르신인 ○장로의 임종 모습이다. 그 분은 우리나라 예술계의 발전에 많은 공헌을 하였고 은퇴해서 90의 생을 건강하게 살던 분이다. 원래 인간성이 좋으신 어른으로 존경하였는데, 이 분이 나의 웃음행복 특강을 듣고 난 후 나의 찐팬이 되었다. 그래서 자신의 80회 생진에 필자를 초대해 웃음과 행복을 주제로 강의를 듣기도 하였다.

어느 날 서울에서 강원도 해변가까지 왕복길을 본인이 직접 운전한 후 갑자기 쓰러진 것이다. 그 후로 계속 중환자실에서 몇 달 동안 투병하였는데 그간 면회가 안되다가 H병원 중환자실로 옮긴 후 하루 한 차례 면회가 된다는 전갈을 받았다. 면회는 1인 밖에 할 수 없어 혼자 중환자실에 들어갔는데 내가 온 것을 인지한 ○장로는 갑자기 양쪽 다리를 번쩍 번쩍 들고 온몸을 움직이며 입을 계속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동작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나는 즉시 알아차렸다. 온몸으로 활짝 웃으면서 나를 환영하는 몸짓이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없었던 행동이었던 것이다. ‘아! 장로님께서 반갑게 온몸으로 웃는 모습을 이런 행동으로 표현하고 계시구나.’ 나는 그 분께 진정한 마음으로 말을 했다. “장로님. 속히 쾌유하셔서 저와 같이 온 세상 떠나갈 듯 행복하게 웃어봅시다.” 

면회가 끝난 며칠 후 그 분은 천국의 계단을 밟고 올라갔다. 마지막 사경을 헤메면서도 양발, 양손, 알 수 없는 얼굴 표정과 입을 움직이면서 나를 맞아준 그 분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유언에 의해 시신을 서울 ○병원에 기증해서 의료 발전에 마지막 기여를 한 것도 본받을만 하다. 그래도 마지막 가는 길에 실컷 웃고 혼자가 아니라는 희망을 함께 나누어서 마음의 위로를 삼을 수 있었다.

세월이 흘러 죽음이 다가온 순간은 영적으로 매우 신성한 시간이며 존엄성 있게 그 시간을 맞이해야 한다. 그 시간에는 죽어가는 자와 세상에 남게 되는 자 사이에 합당한 영적 교류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서 희망있는 죽음이요, 존엄성 있는 죽음이어야 한다. 축복 속에 기억되는 죽음이어야 한다.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마지막 시간을 위로하고 교감하며 사랑과 이별의 슬픔을 나눌 수 있는 축복 속에 아름다움이 기억으로 남는 임종이 되기를 바란다.

친구의 별세 소식에 기억에 남는 나의 특별했던 이별 현장의 기억을 소환해 보았다. 나는 많은 이들의 웃음 속에 울면서 태어났지만 이 세상과 이별할 때는 서로의 희망으로 웃으며 떠나가리라. “축복 속에 기억되게 하소서.”

하하웃음행복센터 원장, 의정부제일간호학원 원장, 웃음치료 전문가(1급), <웃음에 희망을 걸다>, <웃음희망 행복나눔>, <15초 웃음의 기적>, <웃음은 인생을 춤추게 한다>, <일단 웃자> 저자

2025-01-16 11:51:48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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