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원 시장은 의정부시를 정녕 ‘부패공화국’으로 전락시키려 하는가.
자민련 국회의원과 한나라당 지구당위원장 출신으로, 지난 2002년 정치도의를 내팽개치며 시장 후보자들을 짓밟고 의정부시장에 출마하여 2006년 선거에서까지 연거푸 당선된 ‘정치9단 김문원’.
그런 김문원 시장이 최근 벌인 필리핀 다바오시와의 우호교류 검토를 ‘빙자한’ 해외 원정골프는 부패공화국의 전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면밀한 사전 조사를 거치지 않고 ‘일단 가고보자’ 식의 기획출국은 사실상 필리핀 원정골프가 목적 중 하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이번 원정골프에 동석한 이들은 모조리 의정부시와 양주시에서 건설업체를 운영하는 김 시장 측근 업자들로 알려졌다.
골프비용을 김 시장 개인 돈으로 지불했는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필리핀 체류 일정 5박6일 중 이틀이나 업자들과 접대성 골프를 즐기는 ‘정신 나간’ 행각을 벌인 배짱이 더 큰 문제다. 시민 혈세로 비행기를 타고, 호텔에서 연회를 연 것도 모자라 골프라니. 시민들을 우습게 보지 않고는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부도덕한 처신이다.
특히 김 시장은 건설업자들을 위해 필리핀에서 열린 포럼과 기자회견에서 “건설분야에 관심이 많다”며 친분 있는 특정 업자들이 좀 더 쉽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경유착의 전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업자 선정기준은 공식적으로 “없다.”
뿐만 아니라 ‘정치달인’ 김 시장은 의정부시의회를 하수인으로 전락시키며 의회의 견제와 비판기능을 마비시켰다. 의정부시의회 안계철 의장은 과거 김 시장의 ‘정치적 신하’였다. 현직 시의회 의원 일부도 마찬가지다. 그런 관계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꼼수를 써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번에 김 시장 뒤를 따라 필리핀에 간 7명은 일정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들러리 역할을 했다.
김 시장이 골프를 친 이틀 동안 의원들은 해수욕을 하거나 필리핀 재래시장을 ‘시간 때우기’ 식으로 구경할 수 밖에 없었다. 어떤 의원은 호텔방에서 나오지도 않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한심함을 넘어, 기가 차다. 시민 혈세를 이용하여 자체 계획 없이 ‘해외연수’를 명목으로 필리핀에 간 뒤, 김 시장이 예상치 못한 골프를 즐기자 ‘닭 쫓던 개’처럼 시간만 보내다 왔다는 것은 다름 아닌 직무유기다.
이처럼 해외교류 검토를 명분 삼아 김 시장은 21명을 이끌고 집단 출국한 뒤 업자들과 골프를 치고, 그 업자들의 편의를 봐주려는 의도를 엿보이고, 나머지 공무원들과 의원들은 필리핀에 이틀이나 방치하는 등 이해못할 행각을 벌인 것이다.
측근 업자들과의 접대성 골프행각, 의회의 견제기능 마비, 시민 혈세 낭비, 반성할 줄 모르는 권위주의적 행정 등은 부패공화국 이미지를 공고히 하는 요소로 남아 있다. ‘오른팔’이었던 원용목 전 문화원 사무국장의 의정부예술의전당 사무처장 ‘낙하산’ 임명, 의정부시설관리공단 측근 인사비리 의혹, 금신지하차도 추진 비리 의혹 등등은 더는 거론해봐야 입만 아픈 일들이다.
김문원 의정부시장이 이끄는 의정부시가 건강하고 건전하게, 그리고 사심없이 투명하고 맑아야 시민들은 비로소 ‘행복특별시’를 체감할 수 있을 것 같다. 부패공화국과 행복특별시는 동전의 앞뒤와 다를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