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2025.06.17 (화)
 
Home > 여론 > 독자투고
 
우리 아이들에게 어른이 해 주어야 할 일
의정부보훈지청 보훈과 박경옥
  2009-07-08 10:08:24 입력

공무원 공채 시험에 합격하여 국가보훈처에서 일한지도 벌써 3년이 지났다. 아직은 보훈업무가 무엇인지 속속들이 알지 못하는 신규공무원이라 말할 수 있는 짧은 시간이기도 하다.

이 곳 의정부보훈지청으로 와서 호국보훈의 달 행사의 일환인 백일장 행사에 보훈공무원으로서 올해 처음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작년까지는 정부주최로 진행되는 중앙행사장에만 안내직원으로서 참석했기 때문에 행사장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만나는 건 매우 드문 일이었다.

아직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깨끗한 원고지처럼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는 아이들을 만나는 건 꽤 기분 좋은 일이기도 하다.

여기저기 자리를 펴고 열심히 글짓기를 하는 아이들에게 조금 쑥스러워하며 나라사랑 큰 나무 배지를 나눠주기 시작하다가 배지를 받고 좋아하는 아이들 때문에 즐겁게 끝내기도 했다.

길거리에서 관심 갖기에는 너무나 바쁜 어른들에게 배부행사를 벌일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게 보람도 많이 느꼈다. 

현충일 추념식이 끝난 후 진행된 백일장 행사에는 초등학생들이 많이 참여해 주었고, 더운 날씨 속에서 불편한 자리임에도 글짓기 삼매경에 푹 빠져있는 모습이 참 기특하기도 했다.

그러다 한 학생이 우리에게 글짓기 주제에 쓰여 있는 '순국선열'이 무슨 뜻인지를 물어보았다. 하긴 내가 처음 입사했을 때도 이 단어를 접했을 때 선뜻 의미가 다가오지 않았는데 하물며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건 당연하겠구나 싶었다.

같이 진행하고 계셨던 계장님은 조금은 어렵게 '우리나라가 독립한 8월 15일 이전에 독립운동을 하다 돌아가신 분'이라고 설명을 하셨고, 그래도 이해가 잘 안간 학생은 그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결론을 내기 위한 분류기준을 "착한 사람이에요 나쁜 사람이에요?"라고 정한 듯하다. 그런 질문이 나오리라 전혀 예상치 못한 계장님은 당황하며 "착한 사람, 아니 존경스러운 사람이지."라고 답해주셨다.

어딘가 다 이해하지 못한 얼굴로 글짓기를 다시 시작하는 학생을 바라보며 우리나라의 일제암흑기의 슬픈 역사가 이제는 저 어린 학생들에게는 정말 까마득한 이국의 역사로 되어 버린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돌이켜보니 90년대를 학창시절로 보낸 나 역시도 개화기 이후의 열강의 침투 속에서 괴로워했던 우리나라 역사를 정규과정에서 제대로 배웠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대개 책이 아니면 텔레비전에서 방영해주던 오래 된 한국영화에서 우리나라를 침탈한 일제에게 분노를 느끼며 고문 받는 장면에서는 고개를 돌리고 독립운동가들이 불쌍하다고, 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힘이 없냐고 분통을 터뜨렸던 것 같다.

빛의 속도로 변화하는 현재를 살고 있고,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미래의 주인공이 될 아이들에게 우리나라의 독립운동가도 왜 알지 못하냐고 야단을 칠 자격은 없다. 왜냐하면 그렇게 만든 건 바로 우리 어른들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바쁘게 살 수밖에 없게 만든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 손을 잡고 역사의 현장을 방문한 적이 몇 번이나 있겠는가.

역사는 되풀이되므로 미래를 알기 위해서는 과거의 역사를 보면 안다고 했다. 아니 거창한 명분은 차치하고, 최소한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아이들에게 우리나라가 어떻게 해서 나라를 잃었다가 다시 독립을 되찾을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대화를 나눴다는 기억을 갖게 해주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원고지를 잘 써나가도록 도와주는 건 어른의 몫이다.

2009-07-08 16:35:40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경기북부시민신문 님의 다른기사 보기
TOP
 
나도 한마디 (욕설, 비방 글은 경고 없이 바로 삭제됩니다.) 전체보기 |0
이름 제목 조회 추천 작성일

한마디쓰기 이름 패스워드  
평 가









제 목
내 용
0 / 300byte
(한글150자)
 
 
 
 
 
 
감동양주골 쌀 CF
 
민복진 미술관 개관
 
2024 양주시 도시브랜드 홍보영상
 양주시, ‘제8회 양주 회암사지
 의정부소방서 김동연 소방교, 전
 농협은행 양주시지부와 함께하는
 동두천시, 오는 21일 캠프보산
 2025년 제4회 소요 자유수호 평
 양주시, “서부권에도 ‘똑버스
 “정책을 디자인하다” 경기도
 김성원 의원,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기도형 과학중점학교 14곳 추
 “경기기후위성에 내 이름을 -
 최병선 도의원, “총예산 줄고
 천주교 의정부 교구청 부설 거주
 “상가 임대차계약 특약 기간 효
 경기도의회 이영봉 의원, “소방
 임상오 위원장, “소방 인프라
 경기도교육청,‘디지털 기반 교
 경기도교육청미래과학교육원, 20
 청년문화예술가 활동지원 ‘예술
 경기도교육청-대학 연계 고교 교
 경기도 ‘착착착’ 온라인몰...
 경기도, 장마 전 빗물받이 일제
 경기도, 6월 말까지 모든 노인생
 [포토]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포토] ‘양주 소놀이굿’에 빠
 양주시, 청렴 실현 위한 ‘찾아
 [포토] ‘양주골 백성들은 어가
 임태희 교육감, “장학은 교육의
 이인규 도의원, “경기도교육청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당! 협
 양주시, 하나은행과 금융지원 MO
 
김성원 의원, 국민의힘 원내대표 떨어져
 
회천농협, 2025년 상반기 ‘농·축협 윤리경영대상’ 수상
 
“UBC 사업, 시민 공론장에 올려야 합니다”
 
이계옥 의원 “UBC 용역비 8억, 민생예산으로 돌려라”
 
김지호 의원 “북부 최초 의정부 프로축구단 설립하자”
 
서정대 박진혁 교수, 국회언론인연대 경기북부본부장에
 
바이러스가 살기 좋은 곳
 
사용자의 4대 보험 미납
 
뇌 에너지 결핍: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부전
 
안전관리는 효도의 근간이다
 
한전MCS㈜ 동두천지점, 노인복지관 배식 봉사
 
 
 
 
 
 
 
 
 
 
 
 
 
 
섬유종합지원센터
 
 
 
신문등록번호 : 경기.,아51959 | 등록연월일 : 2018년 9월13일
주소 : (11676) 경기도 의정부시 신촌로17번길 29-23(가능동) 문의전화 : 031-871-2581
팩스 : 031-838-2580 | 발행·편집인 : 유종규│청소년보호책임자 : 송수연 | 관리자메일 : hotnews24@paran.com
Copyright(C) 경기북부시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