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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문항
  2024-02-13 09:16:38 입력

요즈음 교육부는 새로운 개혁을 시행하였는데 그것은 ‘킬러 문항’이 출제되지 않도록 집중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킬러 문항은 공교육 과정에서는 다루지 않는 내용으로 사교육에서 문제 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문항을 말한다. 교육부는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학교 교육을 황폐화시키는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이다.

킬러 문항은 변별력을 위해 수험생들이 틀리도록 일부러 낸 문제를 말한다. 그래서 이런 킬러문항에 대해 미리미리 학습하고 기술을 익힌 사교육을 받은 학생들에게 차별적인 고득점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큰 문제인 것이다. 오죽했으면 킬러 문항이라는 별명까지 붙여졌을까?

조선시대 광해군 때 심광세(沈光世)는 신라, 고려, 조선 초기의 역사 속에서 노래와 관련 있는 44편을 뽑아 그 각각을 설명하는 해설과 시를 연작했고 이를 ‘해동악부’라 하였다. 이 노래집 속에서 심광세는 고려말 이방원이 정몽주를 설득하기 위해 노래했다는 <하여가 何如歌>와 정몽주가 충절의 뜻을 드러낸 <단심가 丹心歌>를 다루었다.

고려 말에 정몽주는 임금을 도와서 큰 일을 할만한 인재였다. 이성계가 그의 인품을 알아보고 여러 번 막하로 불렀다. 위화도 회군 뒤에는 이성계와 함께 승진해서 재상이 되었다. 그런데 정몽주는 충성을 다하여 고려의 사직을 붙들려 하였다. 그러나 고려의 세는 기울고 이성계의 공적은 날로 왕성해져 사람들의 마음이 그에게로 쏠리게 되었다.

이방원이 그의 부친 이성계에게 아뢰기를 “정몽주가 우리 집안을 저버릴 수 있겠습니까?” 이성계는 단언했다. “우리가 무고한 모함을 받게 되면 정몽주는 죽음을 무릅쓰고 우리를 변명하겠지만 만약 나라에 관계되는 일이라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정몽주의 의지가 더욱 드러나자 이방원은 잔치를 베풀고 정몽주를 초청하여 술을 권하며 실제로 킬러 문항을 그에게 디밀고 시험을 하게 된다.

그것이 <하여가>이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성황당 뒷담이 다 무너진들 어떠하리/우리도 이같이 하여 아니 죽으면 또 어떠리” 조선 후기 이 <하여가>는 시조 형식으로 채록 되었다.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만수산 드렁칡이 얽혀진들 어떠하리/우리도 이같이 하여 백 년까지 누리리라” 

정몽주는 이 킬러 문항을 보고 자신의 죽음이 걸린 중요한 노래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리고는 다시 한번 자신의 의지를 담은 답가를 부르면서 술잔을 보냈다. “이 몸이 죽고 죽어 일 백번 고쳐 죽어/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임 향한 일편단심이야 어찌 가실 줄이 있으랴” 

마지막 킬러 문항 테스트에서 정몽주의 뜻이 변하지 않을 것을 확신한 이방원은 그를 제거해 버리기로 마음 먹었다. 그 무렵 이성계가 사냥을 나갔다가 말에서 떨어져 병석에 눕게 되었는데 정몽주가 이성계의 집에 가서 병문안을 하고 돌아가는 길에 선죽교에서 해를 입게 된다.

심광세는 정몽주의 임종에 관해 두 가지 일화를 덧붙였다. “이성계의 집에서 나온 정몽주는 술 친구네 집앞을 지나게 되었다. 주인이 외출하고 뜰에는 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그런데도 정몽주는 곧장 들어가 술을 청하여 마시고 꽃 사이에 춤을 추면서 ‘오늘은 날씨가 몹시 사납구나!’ 하고 큰 대접으로 몇 대접의 술을 마시고 나왔다. 그 집 사람이 이상히 여겼다.”

“정몽주가 이성계의 집에서 돌아올 적에 그 앞을 지나가는 활을 맨 무사가 있었다. 정몽주가 자신을 모시고 온 녹사를 돌아보며 ‘너는 뒤로 물러나라’라고 했다. 녹사가 ‘소인은 대감을 따르겠습니다. 어찌 다른 데로 가겠습니까?’라고 하자 정몽주는 재삼 꾸짖었다. 하지만 녹사는 그 말을 듣지 않고 정몽주가 살해당할 적에 서로 끌어안고 함께 죽었다. 창졸간에 그의 성명을 기억하는 사람이 없어 마침내 후세에 그의 이름을 전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이방원은 과연 정몽주를 불러다 놓고 <하여가>를 불렀을까? 조선 국왕의 시문들을 모아둔 <열성어제>에는 <하여가>가 수록되어 있지 않다.

언제부터인지는 정확치 않지만 갑자기 킬러 문항이란 말을 우리는 사용하게 되었다. 아주 어려운 ‘고난도’라는 의미로 킬러 문항이란 말이 사용되어졌고 ‘최고 난도의 문항’, ‘가장 어려웠던 문항’, ‘일반 교육으로는 틀려야 정상인 문항’을 가리키는 일반 용어처럼 사용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이방원의 <하여가> 처럼 실제로 목숨을 앗아가는 킬러 문항은 아닌 것이다.

인생은 선택이고 그 수많은 선택의 과정 속에서 킬러 문항의 시험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변별력이 조금 떨어지거나 킬러 문항을 푸는 테크닉이 없더라도 기가 죽거나 낙심해서는 안된다. 정몽주의 단심가처럼 자신의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일은 없는 것이다.

우리 인생 속에서 킬러 문항은 항상 제쳐두고 웃으면서 행복한 일만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하하웃음행복센터 원장, 의정부제일간호학원 원장, 웃음치료 전문가(1급), <웃음에 희망을 걸다>, <웃음희망 행복나눔>, <15초 웃음의 기적>, <웃음은 인생을 춤추게 한다>, <일단 웃자> 저자

2024-03-19 15:58:16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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