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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협착증과는 다른 척수증
  2023-11-29 16:43:00 입력

경추 척수증을 앓고 있는 환자를 진료할 때의 기억을 떠올리면, 60~70대 이상 중년 또는 고령 환자분들이 진료실에 들어서면서 하는 말이 “갑자기 수개월 전부터 양다리에 힘이 없어 못 걷겠어요.”, “목과 어깨, 손, 팔 등에서 통증과 저림이 심해 잠을 못 자요.”, “젓가락질이 어려워져 식사하기 힘들어요.”, “물건을 쉽게 놓쳐서 많이 깨 먹고, 글씨체가 변했어요.”, “와이셔츠 단추를 채우는 게 힘들어서 옷을 못 입어요.”, “걸음걸이가 휘청거려서 외출을 못해요.”, “대소변 조절이 안되서 힘들어요.” 

또한, 휠체어를 타고 오시는 환자들도 많이 있습니다. 과연 고령의 환자가 뇌경색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양쪽 다리에 힘이 빠지게 되는 원인은 무엇이 있을까요? 경추 척수증은 감별진단을 잘해야 합니다. 양쪽 팔과 다리에 힘이 없어지고 걸음걸이가 비틀거리며 똑바로 중심을 잡지 못하게 되는데 그 특징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평소 건강했었고 공원 산책도 매일 하던 건강한 상태였다가 별안간 나타난 양쪽 하지 마비 증세에 큰 충격을 받고 대학병원이나 여러 전문병원을 방문해 각종 검사를 하고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뇌경색과 파킨슨병을 의심하고 머리 MRI 검사를 하고 오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리에 힘이 없고 똑바로 걷기가 힘드니 먼저 뇌를 의심하고 검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이런 환자의 대부분은 대화나 의식에는 전혀 이상이 없고 실시한 뇌 검사에서도 특별히 이상이 없다는 답변을 듣고 오십니다. 검사에 이상이 안 나오면, 원인을 모르겠다는 답답한 의사의 답변만 듣게 되거나 이런 저런 병원을 전전하다가 추 전문병원에서 허리 협착증이 심해서 다리에 힘이 빠지는 것이라며 허리에 큰 수술을 권유받고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필자도 척수증을 놓치고 허리 협착증 치료에 집중하다가 더 악화되는 환자를 보며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뇌경색을 의심해 신경과의 협진과 내분비 질환을 감별하기 위해 내과 협진을 계속하다가 단순히 디스크로만 여겼던 경추 부위를 들여다보며 척수증을 진단하게 되었던 경우입니다.

경추 척수증은 경추부의 퇴행성 변화나 심한 경추 추간판탈출증(목디스크), 후종 인대 골화증, 황색인대 골화증, 경추관 협착증 등이 주된 원인입니다. 척수는 척추 내에 위치한 뇌와 말초신경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중추신경계입니다. 운동, 감각 신경들이 모두 모여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는데, 뇌에서부터 아래로 내려가는 운동신경은 사지의 모든 근육들의 운동기능을 담당하므로 척수를 압박하는 어떤 질환도 척수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척수는 두부처럼 물렁한데 손상되면 관장 부위에 따라 마비가 나타나고 회복이 쉽지 않습니다. 주로 경추에서 생기기 때문에 경추 척수증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드물게 흉추 척수증도 있습니다. 치료가 늦어지면 심각한 신경 손상으로 하반신 마비까지 발생할 수 있어 빠르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합니다. 환자 병력과 신체 진찰에서 경추 척수증이 의심된다면, 목 부위에 척추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시행해 경추 척수증을 확진합니다. 이때 MRI는 척추 질환 진단과 신경 압박 정도, 수술 치료 여부와 방법을 결정하는데 아주 중요합니다.

검사 결과 신경이 심하게 압박되고 있다면 환자 나이와 건강 상태를 고려해 수술 치료를 시행하게 됩니다.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척추관 협착이 심한 상태라면 진행 위험성이 높아 이른 시기에 수술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척수증의 정도와 척추 분절의 수 등을 고려해 전후방 접근법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경추 척수증을 완벽하게 예방한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척추 퇴행은 나이가 들며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고개를 앞으로 30도 가량 구부리는 스마트폰을 쓰는 현대인의 자세에서 목이 견디는 하중은 약 20㎏ 정도입니다. 습관적으로 고개를 숙이고 전자 기기를 보는 잘못된 자세는 목의 정상적인 곡선을 사라지게 만듭니다. 따라서 평소 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바른 자세와 함께 주기적인 스트레칭으로 척추 건강을 유지하시고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통해 척추 주위 근육량을 늘려 신체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양주예쓰병원 원장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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