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미국, 일본의 전위부대를 자임하면서 수그러들어가니 반도체 등 중국 수출은 박살나고, 미국은 자국 위주 보호무역으로 우리 기업의 설 땅은 쪼그라들었다. 고유가, 고물가, 고환율로 부동산 경기는 거래가 없고, 시민들은 지갑을 닫으니 이로 인해 기업은 이익을 못내 앙도세, 법인세 등은 엄청 줄어들었다.
설상가상 부자 감세로 중앙정부의 세수 감소가 60조원을 육박하니 정부의 교부세로 살아가는 지방자치단체는 어려울 수밖에 없는데, 가뜩이나 우리 의정부시는 재정자립도가 경기도 내 최하위 수준이니 훨씬 더 충격이 크다.
최근 SNS를 통해 소식을 접하니 의정부시는 시 금고가 비어 올해 남은 기간 공무원 급여를 주지 못할 정도로 재정난에 봉착되어 있다고 한다. 덧붙여 내년 대비 지방채 300억원을 전철 7호선 사업비 등 명목으로 신청했는데 여의치 않으면 공무원 봉급에 충당할 수도 있다고 한다.
기업 경영으로 보면 이것은 부도 상태다! 지출해야 하는데 수입이 부족하면 기업은 망한 것이나 진배 없다. 작년에 올해 재정이 악화될 것으로 예측되면 씀씀이를 맞게 줄여 예산을 수립해야 한다.
그런데 상반기에 공무원 봉급은 확보하지 않고 축제나 급하지 않은 곳에 펑펑 쓰고 이제 교부세가 중앙에서 안 들어오니 이 난리법석이 벌어진 것 아닌가? 아마 윤석열 정부 내내 근본적인 세수 부족으로 이 고통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자체장은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믿음과 신뢰는 정책의 일관성과 언행일치할 때 생성된다. 지금 가을을 맞아 지역 여기저기서 축제행사가 벌어지고 시장을 비롯한 선출직들은 대시민 인사차 돌아다니며 참석하기 바쁘다.
그러나 과연 지금이 이렇게 한가하게 시간을 보낼 때인가! 얼마 전 김동근 시장과 정무직 측근들이 아시안게임 응원차 2천만원 정도 비용을 들여 중국과 싱가폴에 공무출장을 다녀왔는데 보도자료가 없다. 평상시에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시장은 공무해외출장을 다녀왔는데 보도자료는 왜 안낸 것인가? 이유는 뭘까? 당당하거나 떳떳치 못한 구석이 있기에 그러지 않았나 싶다.
지금 이 난국을 풀어가는데 책임자는 의정부시장을 비롯해 국회의원, 도·시의원 등 선출직들이다. 시민들은 위임했고, 이들은 선두에 나서 당면한 난제를 풀어줘야 한다. 의정부시장은 지금 동네 민원 듣거나 축제 참석해 인사 나누며 인기를 얻기 위해 노력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시장은 현 재정상황에 대해 시민들께 진솔하게 보고해야 한다. 얼마나 펑크가 났는지 그리고 예년에 비해 얼마만큼 힘든지, 고통분담해야 하는지, 필요하면 기자회견을 통해 시장 재임 기간 중 재정 추계를 정확히 진단해 밝히고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인건비가 부족한 판국에 사업비 편성은 요원하고 지난한 일이다.
보조금 지원기관에 사업비 없이 인건비만 편성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 현재까지 전임 정부에서 만든 신규기관들도 통폐합을 검토하고 공무원 조직이나 기존 산하기관 조직도 적극 구조조정을 검토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겠으나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면 시장을 비롯한 선출직들은 정당과 이념 등 진영논리를 벗어나 시민과 민생을 지향하는 협업체로 전환해야 한다.
시의회는 진정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기능을 제대로 하고 집행부가 잘못하면 정당이나 관계에 연연하지 말고 추상같이 비판하고 집단지성을 발휘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시장은 자신의 권위나 경험을 주장하는 것보다 지역언론과 더욱 소통하고 시민들께 수시로 보고하고, 나아가 개인 친분이나 캠프에 소속된 인연을 떠나 유능한 인재를 발굴해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 정책 우선순위를 효율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지금 시장의 시간은 오로지 민생을 살릴 지혜를 모으고 행동에 나설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