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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과 제조현장과는 다소 생소한 환경에서 43년 정년퇴직을 하고 두려움 반 설레임 반으로 산업현장 곳곳을 누비는 ‘안전 최일선’ 노동안전지킴이 생활을 한 지 4개월이 되었다. 처음 염려와는 달리 몇 개월 지난 지금은 팀원과의 원활한 소통과 힘찬 격려로 누구보다 더 활기찬 모습으로 잘 적응하고 있다.
어느 날 점검 현장으로 이동 중 눈앞에 현장 하나가 포착되어 점검하기로 하고 차를 세웠다. 증축공사 현장으로 당일 공정은 철골 조립이었다. 현장소장(건축주)에게 지킴이 역할과 점검목적 등을 설명하고 현장 곳곳을 둘러본 후 몇 가지 지도점검과 계도사항을 점검표에 작성하던 도중 창문 밖에서 ‘꿍’하는 소리와 함께 커다란 물체가 떨어지면서 주변은 순식간에 너무 조용하여 사고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순간 우리 점검팀은 점검표 작성을 멈추고 현장소장과 함께 밖으로 나가보니 크레인 인양 중인 철골 계단(무게 800㎏ 정도)이 땅바닥에 떨어져 있어 즉시 작업을 중지시켰다. 자세히 살펴보니 철골 모서리 부분이 연마되지 않아 날카로운 상태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샤클을 사용하지 않은 1줄 허리 메기 작업 중 슬링벨트가 파단되어 철골이 떨어진 사고였다.
사고에 대한 큰 충격으로 크레인 기사, 철골반장, 작업자 모두는 한동안 움직임 없이 사고 현장만을 바라보고 멍하니 서 있었다. 만약 주변 가까이에 누군가 있었다면 크레인 줄걸이 작업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중대재해가 일어날 뻔한 안전불감증이 가져온 인명 피해 없는 명백한 대형 사고였다. 다행히도 인명과 재물에 대한 손실이 없긴 했지만 얼마나 마음의 충격이 컸겠는가?
현장소장, 크레인 기사, 작업자 전원을 집합시킨 후 20여분간 크레인 줄걸이 작업에 대한 기본적인 안전수칙 준수 및 안전작업에 대한 안전교육을 마친 후 현장을 떠날 수 있었다. 그 후 그곳 현장을 지날 때면 꼭 점검이 아니더라도 지킴이의 역할을 다하기 위하여 일부러 방문하여 안전하게 작업하도록 신신당부하며 발길을 돌렸다.
크레인 작업 중 발생하는 중대재해 41%는 줄걸이 작업이고 전체 사망 재해 3%를 차지할 만큼 위험한 작업이다. 크레인 줄걸이 작업시 원인별 사망 재해 발생 현황은 안전수칙 미준수, 잘못된 줄걸이 방법이 약 60%를 차지한다고 한다. 안전관리자 또는 현장소장은 중량물 작업계획서 작성, 장비운전원, 작업자 및 신호수 안전교육 실시, 장비 및 슬링벨트 점검 등을 반드시 실시, 확인하고 특히 철골 계단 인양시 1줄 허리 매기는 절대 금지사항으로 샤클을 사용한 2줄걸이로 안전하게 작업해야 한다.
그럼에도 대부분 철골소장들은 원칙을 무시하고 편법으로 해 온 철골 인양 작업을 무용담 이야기하듯 “내가 이 일을 한 지 몇십 년 동안 이렇게 해도 단 한번 아무 사고 없이 잘해 왔다”고 화를 내는 경우도 종종 있다.
우리는 언제나 산업재해 없는 안전한 일터에서 일할 수 있을까? 건설현장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안전에 대한 각종 현수막이 눈에 확 들어온다. ‘안전은 행복입니다’, ‘안전은 실천입니다’, ‘보호구 착용은 안전의 기본입니다’ 등등 이런 현수막을 보면서 누구나 산업현장에서 안전은 기본 중의 기본이고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오늘도 투철한 안전의식으로 현장 안전을 지키기 위해 폭염과 싸우고 구슬땀을 흘리며 경기도 구석구석을 누비는 우리 경기도 노동안전지킴이는 사고 없는 그 날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