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한국작가회의 양주지부(의정부, 양주, 남양주, 동두천, 포천, 연천의 작가모임/지부장 임성용, 이하 양주지부)는 지난 5월 28일, 동두천시의 옛 성병관리소를 답사했다. 양주지부는 이날 성병관리소 뿐 아니라 보산동, 상패동 공동묘지와 동양대 북서울캠퍼스 등 동두천시에 있는 미군 기지촌 역사와 관련 있는 장소들을 답사하였다. 답사에는 시인, 소설가, 화가 등 3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하였다.
이날 오후 2시, 동두천시가 펜스를 설치하여 들어갈 수 없는 옛 성병관리소를 찾기 위해 소요산 주차장에 작가들이 모였다.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의 최희신 활동가가 답사 해설을 맡았다. 작가들에게 성병관리소의 역사와 그 안에서 벌어진 기지촌 여성들에 대한 인권 유린, 그리고 현재 동두천시가 추진 중인 ‘소요산 관광지 확대 개발사업 계획’으로 인한 성병관리소의 철거 위기 상황을 설명하였다.
성병관리소에 이어서 작가들은 보산동으로 이동하였다. 보산동 지역은 주한미군 2사단 캠프 케이시(Camp Casey) 주변으로, 이국적인 풍광에 작가들의 시선이 끌렸다. 보산동 미군 기지촌의 역사와 주민들의 삶, 3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기억하는 윤금이 사건, 그리고 이 사건 이후의 사회변화에 대한 해설을 들었다. 이어서 일행들은 많은 미군위안부 여성들의 시신이 잠들어 있는 상패동 공동묘지로 이동하여, 무연고 묘지들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양주지부의 이번 답사는 경기 북부지역 역사 찾기로서 주제가 ‘닫힌 기억의 빗장을 열고 평화의 길에 꽃 한 송이 바치며...’였다. 작가들은 미군 위안부 여성의 삶의 현장을 답사하고, 이를 잊히지 않는 기록으로 남기려고 한다. 임성용 지부장은 “이번 탐방에 참여한 작가들이 이후에도 시낭송, 작가문화제, 시화전, 시 노래 콘서트, 캘리그래피, 길거리 글쓰기 등 소요산 앞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계획을 밝히며, “이번 탐방에 함께 한 여성 작가 중에는 성병관리소와 기지촌을 주제로 하여 소설을 쓸 의지가 강한 작가들도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동두천시 옛 성병관리소 보존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5월 20일에 출범식을 열고, 성병관리소의 평화적 전환과 활용에 대한 시민 여론을 확산시키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공동대책위원회’에는 (사)한국작가회의 양주지부뿐 아니라 경기도와 동두천시의 시민단체와 여성 인권단체들이 중심으로 15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