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가 농업기술센터를 폐지하려 하자 농민들과 관련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의정부시는 농업기술센터 폐지를 위한 계획안을 지난 4월24일 의정부시의회 의원간담회에 제출했다. 자료에서 의정부시는 농업기술센터를 현재의 지역경제과에 흡수시키고, 지역경제과를 산업경제과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은 산업경제과 1개 계로 편입된다.

지난 4월3일 송병효 농업기술센터 소장이 명예퇴임한 이후 아직까지 후임 소장을 임명하지 않고 공석으로 놔두는 것도 내부적으로는 이미 농업기술센터 폐지가 결정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농업인들이 4월28일 농업기술센터폐지반대대책위원회(위원장 홍순배 의정부시 농민단체협의회장)를 구성하고, 긴급하게 신창종 기획총무국장을 만나 폐지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최영달 전 의정부시 농민단체협의회 회장은 “의정부시가 시민 삶의 질 향상, 행복특별시를 주창하면서 그 근본인 농업을 홀대하고 있다”며 “시민서명운동 등을 벌여 농업기술센터 폐지를 막겠다”고 반발했다.

의정부시 총무과 관계자는 “우리시가 개발이 많이 돼 농지도 줄어들고 농업인도 많지 않은 상황이어서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며 “그렇다고 확정된 것은 아니니 예민하게 반응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의정부시의회 한 의원은 “98년 구조조정 때부터 있어온 이야기”라며 “예산문제 등이 결부된 농업기술센터 폐지 계획이 현실화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의원은 “우리가 배고팠던 시절을 생각하지 않는 고약한 발상”이라며 “농업이 중요한 것을 인식해야 하며, 폐지하더라도 시민사회에 의견을 물어 점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인기만점인 의정부시 농업기술센터 어린이식물원.

농업기술센터 한 직원은 “98년 구조조정 때 13명이던 직원이 10명으로 줄었고, 그나마 송병효 소장 퇴임 이후 공석이 유지되고 있다”며 “농업이 경제이론에 밀려 간판을 내릴 처지에 놓인 현실이 서글프고, 농촌지도사업에 20여년 넘게 종사해 온 우리들은 상당한 열등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의정부시가 ‘행복특별시’라고 말하는데 우리들은 도시민이나 청소년, 주부 등에게 각종 교육과 체험활동을 통해 농촌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해왔고, 농업현장을 알리는 일을 해왔다”며 “행복특별시를 만드는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현재 의정부시 농업인은 3천200여명, 농지는 500㏊(논 200㏊, 밭 300㏊) 가량 된다. 농업인단체는 농민단체협의회, 농촌지도자회, 후계농업경영인, 4-H회, 생활개선회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