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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과, 폐과 기로에 서다
  2022-12-28 10:23:00 입력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이 “이제 대한민국 아이들은 죽어갈 것”이라며 “지금도 너무 늦었다”고 한탄하였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인지, 앞으로 어떻게 의료 분야가 변할 것인지 예상하고 대비하는 국민과 관계부처 공무원들은 얼마나 될까요?

2023년 전반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이 소위 ‘박살’이 났습니다. 전국 대학병원에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191명이 필요한데 33명만 지원했습니다. 이마저도 51곳은 지원자 ‘0명’을 기록했습니다. 소아청소년과가 기피를 넘어 소멸 위기까지 온 것입니다.

며칠 전 인천의 상급종합병원이 소아청소년과 입원 진료를 중단했습니다. 이유는 진료를 담당할 의료진 부족 때문입니다. 이 병원 소아청소년과는 최근 몇 년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레지던트) 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입원 환자를 진료할 인력이 부족하였으나, 그나마 남아있던 전공의와 교수들이 순번으로 입원 환자를 맡아 당직하며 돌봐오던 중 내년 상반기 전공의 1년차 모집과정에서 소아청소년과(정원 4명) 지원자는 단 1명도 없었고, 결국 4년차들의 졸업과 동시에 남아있는 전공의는 2년차 1명으로 도저히 입원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인력 상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전국의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수련병원 96곳을 대상으로 긴급 조사 결과, 전체의 75%가 내년부터 진료를 축소할 예정인데, 진료 축소는 응급진료 폐쇄 및 축소 61%, 입원 축소 12.5%, 중환자실 축소 5% 순으로 답이 많았습니다. 수련 전공의 부족에 따른 소아청소년과 교수들의 당직이 2년 이상 길어지면서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는 점을 최우선으로 꼽았습니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이 적은 이유로는 미래가 없다는 것입니다. 원래도 소아청소년과 의사 임금 및 수가 관련 수입은 다른 과와 비교하여 적은 편이었습니다. 인턴을 마치고 전공을 정하여 수련 준비하는 의사들이 보니 소아청소년과는 개원하면 망하고 떠도는데 누가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지원하겠습니까?

사회 전반의 이유로 맞물려진 연 출생아 수는 20만명대에 그치고, 지난해 기준 합계출산율은 0.81로 세계 최저 수준입니다. 인구소멸, 지방소멸의 위기로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는 폐과 위기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래가 낙관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전공의들이 소아청소년과로 유입되길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또 과거의 여러 사건과 사회 현상들이 꼽히는데, 2017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이 첫째입니다. 진료상 과실 혐의에 대해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아 실제 의료진 구속까지 이어진 사건으로 최근 대법원에서 7명의 의료진 모두 무죄 판결을 받긴 했지만, 힘들어도 신생아 진료에 사명감을 가지고 버텨왔던 의사들이 하나 둘 현장을 떠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또한 응급실 소아 사망에 따른 의료진 구속 사건과 수술 환자 사망에 따른 의료진 구속 사건 등 잇따르는 안 좋은 결과는 최선의 진료보다는 중환자 및 응급환자 진료 회피로 이어져 의료 전달 체계가 붕괴되고, 의료소송에서는 의료진에 대한 책임 전가로 이어져 결국 힘들고 경제적 소득이 적고, 소송에 의한 구속 등 생명 위험성이 큰 분야의 전공의 기피 현상은 더 심해졌고, 소아청소년과 기피 현상도 출산율 저하와 코로나로 인한 감염 환자 감소에 맞물려 더 많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진료에 최선을 다했을 때, 물론 결과가 안 좋을 수 있지만 일방적으로 의사 책임으로 몰고, 무엇보다 구속이라는 방법으로 많은 의료진에게 공포를 심어준 것은 사회적 파장을 몰고 왔습니다. 응급 및 중환자 진료를 계속하다가는 나도 구속될 수 있다는 공포심이 수련하는 전공의들에게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이 사건 이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은 2019년 80%, 2020년 74%, 2021년 38%, 2022년 27.5%로 매년 감소했습니다.

현재 대통령은 “국민 건강을 지키는 최후 보루인 건강보험에 대한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3대 개혁 과제인 노동·교육·연금개혁과 별도로 전임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소위 ‘문재인 케어’를 사실상 폐기하는 방향의 건강보험 개혁을 공식화했습니다. 지금이라도 필수 의료에 해당하는 분야의 인력 배분에 관해 좀 더 근본적인 이유를 파악해서 장기 대책으로 현재와 미래 세대의 건강에 빨간불을 끌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양주예쓰병원 원장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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