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는 사자성어다.
설은 음력 1월1일로 전통적 의미에서 새해의 첫머리며 '설날'은 새해의 첫날이 된다. 설날의 어원은 세 가지 정도로 분류된다. 먼저 ‘낯설다’라는 말의 어근인 ‘설’에서 어원을 찾는다. 그래서 설날은 ‘새해에 대한 낯설음’ 이라는 의미와 ‘아직 익숙하지 않는 날’이라는 뜻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설날은 묵은해에서 분리되어 가는 과정으로, 아직 완전히 새해에 통합되지 않았기 때문에 익숙하지 못한 단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설날은 또 ‘선날’ 즉, 개시라는 뜻인 ‘선다 ’라는 말에서 ‘새해 새날이 시작되는 날’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선날’이 시간이 흐르면서 연음화되어 설날로 와전되었다는 것이다. ‘삼가다’ 또는 ‘조심하여 가만히 있다’라는 뜻의 옛말인 ‘섧다’에서 어원을 찾기도 한다. 이는 설날을 한자어로 신일(愼日)이라고 표현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신일이란 ‘삼가고 조심하는 날’이란 뜻인데, 이는 완전히 새로운 시간 질서에 통합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간의 모든 언행을 삼가고 조심하여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하여 생긴 말이다. 설날은 원일(元日), 원단(元旦), 정조(正朝), 세수(歲首), 세초(歲初), 세시(歲時), 연두(年頭), 연시(年始) 등의 한자어로도 불린다.개띠해는 육갑(六甲) 가운데 갑술(甲戌), 병술(丙戌), 무술(戊戌), 경술(庚戌), 임술(壬戌) 등으로 순행한다. 십이지의 열한번째 동물인 개(戌)는 시간으로는 오후 7시에서 9시, 방향으로는 서북서, 달(月)로는 음력 9월에 해당하는 방위신이자 시간신이다. 개(戌)는 이 방향과 이 시각에 오는 사기(邪氣)를 막는 동물신(動物神)이다. 예로부터 개는 집지키기, 사냥, 맹인 안내, 수호신 등의 역할 뿐만 아니라, 잡귀와 병도깨비, 요귀 등 재앙을 물리치고 집안의 행복을 지키는 능력이 있다고 전해진다. 특히 흰개는 전염병, 병도깨비, 잡귀를 물리치는 등 벽사 능력 뿐만 아니라 집안에 좋은 일이 있게 하고, 미리 재난을 경고하고 예방해 준다고 믿어 왔다. <삼국유사>에 보면 백제의 멸망에 앞서 사비성의 개들이 왕궁을 향해 슬피 울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별스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새해 두 번째 날인 2일 공교롭게도 경찰서장과 전현직 유력 정치인들이 한 음식점에 모여 들었다. 우연의 일치인지, 오비이락인지, 작당을 하고 모인 것인지 모양새가 상당히 어설프다. 설날이 모든 언행을 삼가고 조심해야 한다는 뜻 중 하나라고 하니, 비록 음력 1월1일은 아니라 하더라도 조상들의 지혜가 남다르다. 시간 또한 오후 7시에서 9시 사이에 벌어진 일이니 병술년 동물신(개)에게 사악한 기운을 막아달라 빌어봄직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