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93년 3월19일 경기도 동두천시 생연동 809번지에 매장면적 1만7천461㎡, 점포수 364개에 이르는 경기북부 유일의 현대식 최대 복합상가로 문을 연 세아프라자.
개장 당시 의류, 완구, 전자, 신발, 문구, 식료품, 화장품 등 거의 모든 일상용품을 취급하는 생활백화점으로 동두천의 유통 현대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은 세아프라자가 요즘 ‘옛 영화 부흥’을 꾀하고 있다.
시설노후화, 인근 중대형 할인마트 등장,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2009년 3월20일 현재 점포수가 60여개를 넘지 못하고 있지만, 상인들의 바람은 한결 같다. “과거처럼 잘 나가던 세아프라자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의지가 바로 그 것.
올해 2월17일 세아프라자상가상인회 회장으로 취임한 양순종(65)씨는 “어려운 경제 여건이 우리 상권까지 살아가기 힘들 정도로 영향을 미쳐 상인들의 고통이 많지만 이제 모든 것을 다 털어 버리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출발하겠다”고 밝혔다.

▲세아프라자상가상인회 양순종 회장이 부활을 다짐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경기도 연천군 초성리에서 태어나 한국전쟁 때 동두천으로 피란 나와 성장한 뒤 ‘흥신상회’를 차려 20여년 째 고추를 팔고 있는 양순종 회장은 현재 경기도 의용소방대 연합회 부회장, 경기도 의용소방 북부연합대 회장, 동두천시 의용소방대 대장까지 맡고 있다. 양 회장은 지난해 12월 사단법인 동두천시종합자원봉사센터로부터 봉사 5만시간을 달성한 인정서를 받기도 했다.
이같이 몸에 베인 봉사정신을 통해 다른 시장과 차별화된 ‘세아프라자 상가봉사단’을 구성하여 지역사회에 동참하고 있다. 또 인근 모랫말경로당, 신천경로당, 세아경로당, 건영경로당 등을 찾아가 선물도 드리고 시장 이용을 부탁한다. 20% 할인쿠폰을 경로당에 3천여장 배부할 계획도 세웠다. 빈 점포에는 학원이나 휘트니트센터 등을 끌어들여 고객 유치를 유도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

▲하경수입코너 설광숙 사장은 개장 때부터 단 하루도 쉬지 않은 '억척 상인'이다.
1993년 개장 때부터 지하 1층에서 널찍한 수입상품전문점인 ‘하경수입코너’를 운영하고 있는 설광숙(60) 사장은 “개장 때부터 지금까지 단 하루도 문을 열지 않은 적이 없다”며 “이전에는 정말 잘 됐는데 요즘은 경기가 너무 침체됐다”고 힘들어했다. 수입산 식품, 그릇, 술 등등을 취급하는 설씨는 “지하 빈 점포에 헬스장을 만들면 좋겠다”고 시장활성화 방법을 제안했다.

▲월드선가구 최현철 사장은 직원 2명과 함께 중저가 브랜드를 내세우며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2층 대부분을 가구전시장으로 사용하며 핀란디아, 쏘미테, 상일리베가구 등을 취급하는 ‘월드선가구’ 최현철(40) 사장은 “이제 봄이 되고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 좋아지겠죠”라고 말한다. 1년6개월 전 세아프라자에 입점하면서 동두천에서 제일 큰 전시매장을 운영하게 된 최씨는 “우선 고객들의 소비심리가 회복되어야 한다”며 “이사가 많으면 장사가 잘 된다”고 설명했다.

▲은정사 유옥례 사장은 "언론과 정부가 희망을 불어넣어달라"고 주문했다.
세아프라자 개장 때부터 가전제품과 유아용품 등을 전문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은정사’ 유옥례(57) 사장은 “언제까지 견디느냐가 문제”라면서도 “언론 등에서 힘들다 힘들다 떠드니까 경기가 더 위축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유씨는 “더 무너지지 않았으면 한다”며 “언론이든 정부든 서민에게 희망을 불어넣어달라”고 당부했다.

▲지선화장품 이영숙 사장은 친절이 시장활성화의 경쟁력임을 강조한다.
시설이 낡아 아무래도 세아프라자 내부는 어두운 느낌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인들은 친절을 승부수로 띄운다. 11년째 화장품매장인 ‘지선화장품’을 운영하는 이영숙(51) 사장은 “같은 상품이어도 시설이 어두워 다른 곳보다 가치가 떨어져 보이는 단점이 있다”며 “그러나 점포주들이 너무 친절하고, 다양한 물건을 원스톱으로 쇼핑할 수 있는 우리만의 장점으로 어려움을 이겨내려 한다”고 말했다.

▲DC마트 천냥코너 엄재경 사장은 "상인간 화합과 신뢰로 세아프라자를 부활시키자"고 말했다.
6년 전 세아프라자에서 우수중소기업·벤처기업 상품전을 진행하다 고무장갑, 그릇 등등을 단돈 900원에 파는 ‘DC마트 천냥코너’를 차린 엄재경(44) 사장은 “상인들의 단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상인회 총무이기도 한 엄씨는 “상인간 화합과 신뢰가 세아프라자 발전의 밑거름”이라며 “세아프라자 상권 부활에 힘을 합치자”고 말했다.
세아프라자상가상인회의 화두는 ‘변화’다. 상인회는 시설현대화를 위해 중소기업청 시장경영지원센터에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급한대로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냉난방기를 설치하기 위해 동두천시를 통해 9억7천여만원을 신청했다. 고객들에게 여유로운 쇼핑공간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지역사회와 함께 하고 있는 세아프라자. 인근 해가인 아파트 단지 공사가 한창이다.


▲세아프라자가 동두천시 전통시장협의회와 손을 잡고 지역공동상권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생활백화점’이라는 ‘권위’를 버리고 ‘전통시장’으로 거듭나기 위해 바로 옆 큰시장, 공설시장 등과 손을 잡았다. 동두천시 전통시장협의회에 가입하여 할인쿠폰을 공동 발행·사용하고 있다. 4월13일부터 6월말까지는 큰시장, 공설시장 상인들과 함께 시장경영지원센터 도움으로 제2기 상인대학을 운영한다. 상인들의 경영마인드를 개선하려는 취지다.

또 지역사회와 문화예술로 함께 호흡하겠다는 생각으로 지난 3월5일 1층에 세아갤러리를 오픈했다. 세아갤러리는 한국장애인미술협회 고문, 한국미술협회 서양화 이사, 경기미술협회 남북교류위원장, 동두천 예총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는 방두영 화백이 운영하는 동두천 최초의 미술 전문 전시장이다.
양순종 회장은 “인근 300여세대 해가인 아파트가 완공되고, 시설현대화가 진행되면 상권이 살아날 것”이라며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믿음과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지하 1층 세아사우나.

▲지상 2층에 자리잡은 동두천 종합피아노사. 김종식 대표는 국가공인조율사로 경기북부지역
상당 세대의 피아노를 손보고 있다. 각종 피아노 조율, 운반, 수리는 물론 판매까지 하고 있다.
시장경영지원센터/취재-유종규(freedomy@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