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덕 동두천시장이 공론화한 친구가 대표로 있는 소각장에 대한 증설 허가 명분이 거짓말 논란을 부른 가운데, 이 업체가 인근 마을 주민들에게 수천만원을 전달한 사실이 밝혀졌다.
최 시장은 지난 4월23일 딜라이브 케이블TV에 나와 초·중학교 고향 친구가 대표로 있는 청송산업개발 증설 허가와 관련해 “그동안 초과 배출가스량을 탄소은행에서 사서 운영했다. 이번에 신기술로 150이 나가고 있는 배출가스를 50으로 줄인다고 한다. 1/3로. 그렇다면 내가 볼 때 어떻게 허가를 안해주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탄소은행 거래 및 신기술 도입’은 전혀 거리가 먼 내용으로 밝혀진 바 있다.
동두천시는 청송산업개발이 2019년 11월 하루 소각용량을 48톤에서 91톤으로 무려 2배 가까이 증설하겠다고 신청하자 불과 2개월 만인 2020년 1월30일 동두천시의회 및 주민들 모르게 허가해준 바 있다. 2021년 3월5일 소각장 신축 신청을 하자 역시 1개월 만인 4월9일 건축허가를 해줬다.
12월24일 취재를 종합해보면, 이 즈음 청송산업개발 인근 마을에서는 ‘소각장 증설 반대’를 주장하는 현수막을 제작했다가 단 1장도 게첨하지 않고 폐기처분하여 의문이 일었다.
이와 관련, 청송산업개발은 회사 계좌에서 마을 계좌로 직접 입금하지 않고 마을 대표들에게 현금으로 수천만원을 전달했다. 소각장 증설 허가를 앞두고 ‘마을 후원금(발전기금)’ 명목으로 전달된 이 돈은 영수증 처리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송산업개발은 그동안 인근 마을 경로당에 난방비 등을 지원해왔다. 후원금 명목으로 현금 수천만원을 전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한 마을 대표는 현금을 10여개월 가량 가지고 있다가 주민 반발과 최 시장의 거짓말 논란이 커지자 1천만원을 지난 12월 초부터 수차례 쪼개 본인 이름으로 마을 계좌에 입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청송산업개발 관계자는 “마을 대표가 돈을 마을을 위해 쓰면 되는 것 아니냐?”며 “마을 대표가 기부금으로 영수증 처리를 해줄 수 있겠냐?”고 말했다.
마을 대표는 “내 개인 계좌에 돈을 보관하고 있다가 마을 계좌로 입금한 게 문제가 되냐?”고 했다. 반대 현수막을 제작했다가 폐기처분한 일에 대해서는 “현수막을 게첨할 사람이 없어서 그랬다”고 해명했다.
한편, 청송산업개발은 지난 8월 중순 환경부에 통합허가를 신청했고, 동두천시는 관련법 저촉 여부 등을 검토했다.
동두천시는 하루 96톤 용량의 소각장에 대해서는 환경부 승인까지 나왔지만 ‘주민 동의를 받을 것’ 등을 이유로 내세워 고형폐기물연료(SRF) 사용허가를 해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