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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백화점
  2021-10-05 09:59:06 입력

세계 최초의 백화점이라고 할 수 있는 ‘봉마르쉐’(Le Bon Marche)를 창립한 프랑스의 포목상 아리스티드 부시코(Aristide Boucicaut)는 새로운 방법으로 고객잡기에 나선 최초의 인물이다. 그 방법은 고객으로 하여금 방향감각을 잃게 만들고 감각적인 자극을 집중해 퍼붓는 방식이었다.

그는 고객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사람들이 몇시간이고 거닐다가 길을 잃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우선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상점이 실제보다 더 크게 느껴진다. 이렇게 의도적으로 조성한 무질서한 공간을 둘러보다가 길을 잃고 헤매면 전혀 둘러볼 생각이 없던 상점까지 둘러보게 된다. 그러다가 마침 관심을 끄는 물건이 눈에 띄면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사게 된다. 그렇지 않는다면 내 손에 장을 지져라.”

그는 이와 같이 혼란을 조성함으로써 19세기 새로 부상하던 대량소비현상을 영업에 접목하게 되었다. 이러한 세계 최초의 아이디어는 1855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참관한 뒤 떠올랐다. 즉 온 사방에 난무하는 감각적인 자극을 이용해 인간을 매료하는 위력을 깨닫고 꿈을 실현시킬 사업계획을 세우게 된 것이다. 이것이 봉마르쉐 백화점의 등장이다.

봉마르쉐는 상점들을 세련되고 화려하게 꾸미면서 의상, 직물, 가구, 잡동사니, 보석 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상품을 취급하는 상점들을 모두 하나의 방대한 공간에 집어넣은 경이로운 세계였다. 부시코는 감각을 과도하게 자극할 환경을 조성한 뒤 그런 환경에 놓인 사람들이 아무 목적 없이 둘러보며 희열감을 경험하도록 하여 상업적인 목적을 이룰 수 있음을 간파한 것이다.

그래서 ‘상거래의 성당’이라고 별칭을 붙인 봉마르쉐를 개장하여 많은 이들이 봉마르쉐에 가는 일이 일상, 제도, 환상의 세계가 되도록 하였고 이런 일이 중요한 행사이자 하나의 모험이 되도록 하였다. 역사학자 마이클 밀러는 이러한 경험에 대해 이렇게 평을 했다. “사람들은 딱히 살 물건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그저 상점을 둘러보거나 구경을 위해 갔다가 물건을 사는 신나는 경험을 만들어 주었다. 이것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또 다른 차원의 경험을 더해 주는 것이다.”

부시코는 야심이 대단해서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공학기법을 주문했다. 책임 건축가로 구스타브 에펠(Gustave Eiffel)을 채용하여 건물 구조의 틀을 무쇠로 세우고 천장에는 채광창을 덮어 매우 널찍한 통로를 만들고 그곳에 자연광이 쏟아지도록 하였다. 이런 혁신기술들은 모두 소비를 진작시키는데 효과를 발휘하였다. 널찍한 공간 덕에 수많은 사람들이 쉽게 상점을 드나들었고 대단한 볼거리를 전시해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실내 발코니에서는 아래층 공간에 북적이는 사람들을 내려다 볼 수 있게 만들었다.

1887년 완공이 가까워질 무렵 봉마르쉐 백화점은 넓이 5만2800제곱미터에 이르렀고 많은 이들은 이 백화점을 세계 8대 불가사의로 부르기도 했다. 거대한 둥근 천장 아래로 난 출입구는 여인상들이 새겨진 기둥과 로마 신들을 새긴 조각상으로 장식되었다. 그래서 상점에 온 것이 아니라 거대한 신전이나 대형 극장에 발을 들여놓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때부터 봉마르쉐 백화점은 신전과 성당 같은 종교적 상징물에 비유되기도 하였다.

이 화려한 백화점이 방향감각을 잃게 만들고 많은 이들을 종교에서 떠나게 만든 것을 간파한 작가 에밀 졸라(Emile Zola)는 그의 소설에서 백화점과 교회에 대해 이렇게 묘사했다.

“믿음이 흔들리게 된 신도들은 하나 둘 교회를 떠났고 교회가 남긴 영혼의 공백은 백화점에 가득 찼다. 여인들은 한 때 두려움 속에 참회하며 교회에서 보냈던 시간들을 이제는 백화점에서 흥분에 전율하며 허비했다. 백화점은 불안정한 열정을 해소하는데 필요한 배출구이자 남편의 재력과 허영의 신이 맞붙는 대결의 장이 되었다. 끊임없이 육신을 숭배하고 아름다움이 내세에도 지속되기를 염원하는 장소가 되기도 한다. 백화점이 폐점한다면 바깥에서는 폭동이 일어나고 이 허영의 제단에 가까이 가지 못하게 된 여인들의 절규가 울려 퍼질지도 모른다.”

지금이야 백화점이 으레 그러려니 생각되겠지만 19세기에 최초 백화점의 웅장한 공간을 둘러 본다면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요, 마치 노트르담 대성당이나 세인트폴 성당에 들어섰을 때와 아주 비슷한 느낌을 받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평민들에게 웅장한 궁전은 범접할 수 없었고 웅장함을 맛볼 수 있는 장소란 오로지 성당뿐이었기에 봉마르쉐 백화점의 웅장한 공간은 성당과 비슷한 느낌을 주었으리라 생각된다.

이 봉마르쉐가 등장하면서 골칫거리 현상이 나타났으니 바로 절도범의 대거 출현이다. 당시 정신과 의사 르그랑 뒤 솔(Legrand du Saulle) 은 이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최근 파리에서만 나타나는 독특한 현상이 있으니 그것은 절도가 빈번히 발생하기 시작했고 이 현상은 백화점이 등장하면서 나타났고 우리는 이것을 백화점병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절도범의 급증도 놀라웠지만 이들 대부분은 부유층이어서 더욱 당혹케 하였다.

물질이 풍요해지고 생활이 화려해지고 편리해지는 것이 좋은 현상일까? 백화점 창시자 부스코가 말하는 것처럼 우리 인간들이 가야 할 길을 잃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깊은 성찰이 필요할 것이다. 세상 화려함과 풍요로운 물질에 매여 자신을 잃어버리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그래서 허영과 화려함과 풍족의 욕망에서 벗어나 현실에 만족하며 웃고 사는 세상이 필요하다.

하하웃음행복센터 원장, 의정부제일간호학원 원장, 웃음치료 전문가(1급), <웃음에 희망을 걸다>, <웃음희망 행복나눔>, <15초 웃음의 기적>, <웃음은 인생을 춤추게 한다>, <일단 웃자> 저자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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