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 소나무가 자연산 소나무로 둔갑” 의혹도

▲ 양주시청 앞에서 양주역까지 3번 국도변에 식재된 소나무들. 재배 소나무의 자연산 소나무 둔갑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양주시가 지난해 터무니없이 비싼 소나무를 가로수로 심어 주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양주시의 ‘2008년 하반기 가로수 발주현황’을 보면, 시는 6~12월 ‘서정대학 진입로 가로수 식재’, ‘국도3호선 가로수 식재’, ‘양주1동 소공원 조성’, ‘회천2동 소공원 조성’, ‘검준지방산업단지 앞 소공원 조성’ 등 5곳에서 가로수 식재와 소공원 조성사업을 벌였다.

이곳에 투입된 시민혈세는 모두 11억1천500여만원.

양주시로부터 제한경쟁을 통해 선정된 도급업체 4곳은 공교롭게도 경기북부와 풍토와 토질이 전혀 다른 전라북도 고창, 남원, 정읍 등에서 소나무 한 그루당(근원직경 35㎝, 폭 3.5m, 수고10.0m) 많게는 560여만원(제반경비 포함)에 구입해 심었다.

1억2천여만원이 투입되어 J조경이 시공한 국도3호선(시청앞~양주역) 도로변 200여m 구간의 소나무(전북 고창산 27그루)를 단순 계산할 경우 한 그루당(근원직경 15㎝, 폭 1.5m, 수고 4.5m) 450여만원(제반경비 포함)이 산출된다.

가로수 식재 공사에 참여한 안양시 소재 J조경 담당자는 ‘호남에서 소나무를 반입한 이유’를 묻자 “품질이 우수하고 자연산(조형)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그루당 수십만원(조달청 고시가격) 가치 밖에 안되는, 구입하기 쉬운 재배 소나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시청 인근에서 건축업을 하고 있는 K씨는 “시에서 풍치 있고 아름다운 거리 조성사업을 하는 것은 반대하지 않는다”며 “단지 이렇게 비싼 고가의 소나무를 다른 지방에서 반입해 식재한 것은 탁상행정이고, 결국 지난 연말 남은 예산을 소진하기 위해 서둘러 사업을 집행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양주시에서 십여년 동안 화원 및 조경수 사업을 하고 있는 E씨는 “양주시 옥정·회천지구 택지개발로 사라질 임야에는 식재된 소나무보다 질 좋은 나무가 많다”며 “토질과 기후차이가 많이 나는 호남지역 소나무를 반입해 가로수로 활용하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시를 꼬집었다.

양주시 산림조합 관계자는 “양주시에서 식재한 가로수(근원직경 15㎝, 폭 1.5㎝) 규격의 소나무는 값비싼 조형 조경수 소나무 단가로 산출하여도 160만원(운반비 포함) 정도면 구입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양주시와 인근 지자체에 입찰계약을 하여 최근까지 공사를 한 조경업자는 “시청 앞에서 양주역 사이에 식재된 소나무는 조형 소나무가 아니고 인위적으로 재배한 소나무이기에 값이 저렴한 호남지역 소나무를 선택하였을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양주시 녹지과 관계자는 “공무원이 현지 답사를 하여 품종을 확인하고 반입·식재하였기 때문에 규격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소나무 가격에 2년 동안의 하자보수 및 보험 등 제반경비가 포함되어 가격이 비싸게 산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