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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성 진통제 오남용의 사회적 폐해
  2021-07-30 16:37:44 입력

대한민국 마약사범 숫자가 2015년 처음 1만명을 넘어선 이후 2019년 1만6천명으로 최고치를 경신해 가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필로폰, 코카인 등 심각한 마약이 다량 압수되는가 하면 중독성이 강화된 신종 대마 및 합성 제재가 더 염려됩니다.

일상생활 중 흔히 처방되고 복용하고 있는 다양한 중독성 마약성 의약품도 그 처방 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의료적 측면에서의 중독성 의약품 오·남용 문제, 범죄적 측면의 마약중독 관련 강력 범죄 모두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복합 통증 증후군 환자가 많이 늘어나고 뚜렷한 치료 방법이 없는 반면, 워낙 심한 통증이 동반되기에 마약성 진통제에 의존하는 것을 막을 길이 없습니다. 또한, 갈수록 증가하는 암 환자의 통증 조절도 마약성 진통제의 사용이 늘어나는 하나의 이유가 됩니다.

매일 78명 가량이 마약성 진통제 과다복용으로 사망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최근 오피오이드계 진통제 하이드로코돈의 존슨앤드존슨(J&J) 등 제약사와 3대 약품 도매상인 매키슨, 아메리소스버겐, 카디널헬스 등이 2년여 협상 끝에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 사태(50만명이 오피오이드 남용으로 목숨을 잃었다는)에 따른 법정 소송을 마무리 짓기 위해 각 주 정부에 260억 달러를 내기로 합의했습니다.

오피오이드계 진통제 남용은 미국에서도 심각한 마약중독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초기에 중독성이 있다는 것을 몰랐던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자주 처방했고, 이후 중독성이 밝혀진 뒤에도 일부에서는 돈벌이에 눈이 멀어 처방이 계속되었습니다. 현재도 통증이 극심한 말기 암 환자와 복합 통증 증후군 환자 등에게 처방되므로 금지 약품은 아닙니다.

문제는 이 진통제가 또 평범했던 환자들이 더 이상 오피오이드를 처방받지 못하자 헤로인(아편), 코카인, 메스암페타민(필로폰) 등 불법 마약에 손 대게 만드는 ‘게이트’ 역할을 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는 것입니다. 마약성 진통제는 마약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중독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성과 이에 따른 부작용은 마약과 동일하기에 처방하는 의사와 복용하는 환자 모두 높은 수준의 주의를 요구합니다.

마약성 진통제의 중독과 오·남용 발생 및 그 예방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아 오·남용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더 강력하고 유해한 마약중독으로 옮겨가는 사회적 문제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실례에서 주의점을 보면, 마약성 진통제가 처방받은 것이라 할지라도 장기간 사용할 경우 중독될 수 있습니다. 환자가 아닌 일반인이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증가합니다. 통증을 관리할 필요가 없는 일반인이 친구 등 지인으로부터 마약성 진통제를 구하여 마약으로 사용하다가 살인을 저지른 사건이 국내에서도 발생했습니다.

천재라고 소문났던 필자의 선배(내과 레지던트 3년차 수련 중)가 바빠서 치과 치료를 받지 못해 치통을 다스리기 위해 수차례 마약성 진통제를 먹은 후 중독되어 정신과 병동에 입원하는 등 마약성 진통제 중독의 무서운 면을 봐왔기에 처방에 더욱 신중을 기하고 있습니다.

의료계는 2020년 중독성 의약품 오·남용으로 인한 국민 건강 폐해의 위험성을 알리고, 관련 건강 피해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가이드를 개발해서 사용 중입니다. 필요한 환자에게 교육과 함께 마약성 진통제 사용에 관한 서약서를 받습니다.

이 가이드는 진료 현장과 일상생활에서 효과적이고 실질적으로 중독성 의약품 오·남용을 예방하기 위한 길잡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중독 환자에 대해 중독관리 통합지원센터를 운용하고 있으니, 관련 환자는 상담부터 시작할 수 있도록 안내를 해야겠습니다.

다행스럽게 의료계에서는 과다복용과 중독증 등 부작용이 없는 안전한 마약성 진통제를 개발 중에 있습니다. UCSF 대학 연구팀 등은 ‘네이처’지에 “뇌 속 몰핀 수용체의 원자 구조를 판독해 몰핀 같이 강력한 진통 효과가 있으면서 환자 사망을 초래할 수 있는 해로운 부작용은 없는 약물 성분을 만들 수 있게 됐다”라고 밝혔습니다.

PZM21이라고 명칭된 이 물질은 뇌 보상 영역을 활성화시키지 않아 중독도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고, 그동안 마약성 진통제의 부작용이었던 호흡 장애와 변비도 유발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고 하니 기대하면서 약물 내성, 안전성과 효과 검증 단계를 지켜봐야겠습니다.

양주예쓰병원 원장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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